작년 2월에 작성한

아이리버 프리즘 iFP-100 MP3 Player (레인콤 & 이노디자인) http://200lx.tistory.com/18 글에는,

스마트폰의 라디오앱 사용을 어려워하시는 부모님의 라디오 방송청취를 위해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아이리버 프리즘 iFP-100[각주:1]>을 다시 꺼내 쓰게된 사연이 담겨있다.


지금부터는 부모님이 아이리버 MP3 플레이어를 라디오 수신기로 이용하시기 시작하신 그 이후의 이야기이다. 

부모님은 태블릿의 라디오앱 사용을 어색해하셨지만, 한동안 <아이리버 iFP-100>은 별 어려움 없이 잘 사용하셨다.

적어도 전원을 켜기 위한 버튼이 망가지기 전까지의 기간동안은...


나는 <iFP-100>에 미리 설정(preset)된 채널 주파수를 95.9MHz 에 맞춰놓고, 부모님이 <iFP-100>을 키기만 하면 해당 라디오 방송을 들으실 수 있게 해두었다. 그런데, iFP-100의 경우, 전원을 켜기 위해서는 아래 사진의 플레이버튼(▶/■)을 2~3초 누르고 있어야 한다. 바로 이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부모님께 "이거(프리즘) 켜질때까지 이 버튼을 (플레이 버튼을) 꾹 누르고 계시면 되요" 라고 말씀드렸는데, 부모님이 스타트 버튼을 꾹 눌러도 너무 꾹 누르신 것이다. 하루는 버튼이 함몰되었는데 올라오질 않았다. 플레이버튼이 망가진 것이었다.



워낙 오래전에 생산된 제품이긴 했지만, 그래도 아이리버社에 AS를 문의해볼까란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령 AS가 된다고 하더라도, 부모님이 또 고장안나게 신경쓰고 조심하시느라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으실까 염려되었다.

그래서, < 괜찮은 전용 라디오 제품이 없을까? >란 생각에 시간과 관심을 제법 들여 포털 및 인터넷 오픈마켓 검색을 통해 여러가지 라디오 제품들을 물색했다. 디지털 제품 외에도 괜찮아보이는 전통적인 아날로그 라디오 제품들이 여럿 검색되었다.

왜 진작 아날로그 전용 라디오를 찾아보려는 시도를 하지 못했는지... 후회가 되었다. 전통적인 방식의 아날로그 라디오는 이미 단종되었을꺼란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고,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효도라디오 같은 제품은 버튼이 많이 달려서 그런지 다소 복잡하거나 왠지 산만해보여서 영 마음에 차지않았기 때문이다. 모두가 다 내 무지의 소치로 비롯된 결과다.


아무래도 부모님이 사용하실 제품이라 2~3가지 제품으로 후보를 좁혀놓고 찬찬히 살펴보았는데, 조작이 간편/단순해보이는 스피커 달린 <스캔소닉 PA680>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날로그 라디오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Dantax라는 덴마크 회사의 제품[각주:2]이다.


[사진] SCANSONIC PA680 라디오


아날로그 라디오가 생각보다 가격이 저렴하지는 않아서, 

위의 스캔소닉 라디오만 하더라도 10~11만원대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었다. 마침, 당시에 한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위 <스캔소닉>라디오를 5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고 있길래 5만원대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


※ 물론 더 괜찮아보이는 라디오(티볼리나 테슬라 진공관 라디오 같은 제품들)도 있었지만, 어댑터(adaptor)로만 작동되는 것 또는 충전해서 사용해야하는 것들은 구매 후보에서 제외되었다. 내 경우에는 연로하신 부모님의 사용편이성에 초점이 맞춰져있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소니 ICF-F10라디오도 내 조건에 부합했기에 구매 후보 중 하나였다. 국내 포털에서는 티볼리 라디오가 유명한 것 같았다. 테슬라 진공관 라디오도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개인적으로는 산진 WR-11 라디오가 내 취향에 가까운 것 같다.


※ 내가 <스캔소닉> 라디오를 구매하기로 결정하게 된 요인들은 ① 어댑터없이 건전지만으로도 구동이 되고, ② 가죽 손잡이가 달려있어 부모님이 옮길때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 같았고, ③ 직접 조작해야할 버튼이 2개에 불과하고, ④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에 외형이 심플하면서 튼튼해 보인다는 점이었다.


결과는 기대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아날로그 라디오 청취는 스마트폰의 라디오 앱이나 iFP-100의 디지털 튜너를 통한 것과는 많이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로터리(rotary) 튜너를 손으로 돌려가며 채널을 맞춰 청취하는 아날로그 라디오 소리는 고품질 스테레오도 아닌 모노 사운드였지만 듣기에 더 편안하고 따뜻했다. 확실히 듣기에 귀에 거슬림이 없다. 부모님도 <예전에 비해 귀가 더 편하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다만 로터리 튜너(rotary tuner)가 다소 정밀하지 못한 듯한 느낌이 있고, 잘나오다가도 혼선이나 잡음이 발생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때는 튜너를 미세하게 다시 조정해주면 문제가 해결된다. 부모님도 한동안 사용하시곤 이에 대한 노하우가 생기셔서 튜너를 지긋이 살짝 눌러주는 방식으로 대처하신다.


내가 구매한 <스캔소닉>라디오에는 1.5V AA 크기의 건전지 4개가 수납[각주:3]되는데, 이를 통해 부모님이 오전부터 TV 정규방송 시간 전까지의 시간을 이 라디오와 함께한다고 하더라도 한달 정도는 사용이 가능한 것 같다.[각주:4] 전파 수신감도가 조금 떨어진다 싶을때는 그냥 과감하게 건전지를 교체해주면 다시 방송 주파수를 잘 잡아내는 편이다.

※ 벌크 건전지를 저렴한 가격에 아래 사진과 같이 무려 6박스나 구매했기때문에 건전지 구매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다. 오픈마켓에서 2박스(48개)에 대략 1만원 정도(개당 208원 꼴) 한다. 위 라디오는 건전지 4개로 한달 정도 사용한다고 하면, 한달 유지비는 대략 830원 정도가 되겠다.


위의 <스캔소닉> 라디오를 지금까지 잘 사용해오고 있다. 부모님은 아날로그 라디오 소리의 편안함을 만끽하신다. 

나와 같이, 어느때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삶 속에서 <아날로그 라디오>라는 존재를 아예 잊고 있었던 사람들이 많을 것이라 추측해본다. 개인적인 생각에 불과할 수도 있으나, 아날로그 라디오 소리는 듣는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있다.


(키워드) 아날로그 라디오 (Analog Radio)

  1. 아이리버社가 출시한 128메가 용량의 MP3플레이어 [본문으로]
  2. 제조는 Made in China [본문으로]
  3. 물론 어댑터를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지만, 내 경우 건전지를 사용하는 것이 훨씬 편리한 것 같다. 전원 선을 연결할 필요가 없으니 안방 테이블 위, 주방 식탁 위와 거실 TV장 위를 자유롭게 오가며 사용되고 있다. [본문으로]
  4. 만약 1~2시간씩 청취하거나 간헐적으로 청취한다면 더 오랜기간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본문으로]
Posted by 200LXer
:

<축구 역사상(歷史上) 최고의 축구 선수는? >이라고 물으면 그 대답으로 펠레, 마라도나의 이름을 기대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마찬가지로 <야구 역사상 최고의 야구 선수는?> 이란 물음엔 그 대답으로 베이브루스, 요기베라, 행크 아론과 같은 이름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계산기 역사상 최고의 계산기는?> 라는 물음엔 어떤 대답이 나올 수 있을까? 

※ 최강의 계산기(연산 속도/능력 등과 같은 성능기준)가 아닌 최고의 계산기(쓰임새/활용도 등 종합/복합적인 관점)



위 물음에 대한 답으로 이 계산기의 이름을 대더라도 전혀 손색이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휴렛팩커드(HP)의 HP-41C라는 계산기이다. HP-41C는 1979년 7월 16일 미국에서 처음 출시된 계산기로, 기존의 계산기에 대한 상식을 뒤엎는 혁신성(revolution) 덕분에 학계 및 전문가 집단을 중심으로 탄탄한 매니아 층을 형성하였다. 

[사진 1] HP-41CV image from http://www.hpmuseum.org


이후, 성능이 보다 향상되어 1980년에 HP-41CV, 1983년에 HP-41CX 라는 이름으로 버전업되었고, 1990년까지 시장에서 판매되었으나 이후 단종되었다. 하지만, 이 계산기가 생산중단된지 무려 25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여전히 충성도 높은 사용자들이 존재한다. 계산기 수집가들의 리스트에 올라있어 이베이(eBay)에서도 제법 출몰하는 것 같다.

※ 이 글에서는 HP-41C, HP-41CV, HP-41CX 를 모두 편의상 HP-41C 계산기라고 통칭함


위키피디아에 따르면[각주:1], HP-41C 계산기는 미국의 7회에 걸친 우주왕복선 임무 수행에 지참되었는데, 이는 우주선의 메인 컴퓨터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긴급하게 비행 궤도 및 재진입 계산에 사용하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우주선에 실렸던 HP-41C 계산기는 현재 미국 워싱턴 D.C에 위치한 스미소니언 항공우주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참고로, 올해는 HP-41C 계산기가 탄생한지 35년째 되는 해이다.


HP-41C 계산기는 기본적으로는 프로그램 가능한 프로그래머블 포켓 계산기(programmable pocket calculator)이다. 하지만, HP-41C는 크게 두가지 측면에서 기존의 (포켓) 계산기들과 완전히 차별화 되었는데,


첫째, HP-41C는 알파뉴메릭(alphanumeric)이라고 명명된 새로운 방식의 계산기 유저 인터페이스를 도입했다. 알파뉴메릭이라 함은 알파(Alpha)와 뉴메릭(Numeric)의 합성어로 계산기에서 문자(알파)와 숫자(뉴메릭)의 입출력을 모두 지원한다는 의미이다. 사용자는 아래 [그림 1]과 같이 ALPHA(알파)라고 인쇄된 토글 키(toggle key)[각주:2]를 통해 <알파 모드> 또는 <뉴메릭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 계산기 ALPHA 키의 효시가 되겠다.)


1970년대 후반, 전자기술의 발달로 계산기에 탑재되는 기능들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였는데, 불행히도 이 기능들을 할당해야할 포켓 계산기의 버튼 수는 한정되어 있다. HP의 경우, 포켓형 계산기의 키 갯수는 보통 35개 정도였다. 하나의 키에 한개의 기능을 담는다고 가정하면, 키 갯수가 35개일 경우, 이론상 최대 35개의 기능을 할당할 수 있다.[각주:3] 

그런데, 이러한 제약은 계산기에 쉬프트키(Shift key)를 도입함으로써 어느 정도 극복이 가능하다. 계산기의 35개 키들 중 1개의 키를 쉬프트 키로 지정하면, 이를 통해 최대 34개 x 2 = 68개의 기능을 할당할 수 있다.[각주:4] 만약, 35개의 키들 중 2개의 키를 쉬프트 키로 지정하면, 두개의 쉬프트 키를 통해 최대 33 x 3 = 99개의 기능을 할당할 수 있게 된다.[각주:5] 하지만, 쉬프트키를 늘려 키에 할당되는 기능들의 수를 늘리는 방식은 한계가 있다.

단적인 예로, HP-67 계산기는 성능이 뛰어난 계산기였지만, 한정된 수의 버튼을 가진 계산기에 이런 식으로  다양한 기능을 할당하려다보니 쉬프트키가 3개나 되었다. 이는 계산기의 사용법을 복잡하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하나의 키에 4개 이상의 기능이 할당되면 계산기의 사용은 정신없고 복잡해질 수 밖에 없다.


[그림 1] HP-41C 계산기 알파(Alpha) 토글 키, 이미지는 HP-41C/CV Owner's Handbook에서 발췌·편집

 

HP-41 계산기에 도입된 알파뉴메릭 인터페이스는 상기의 제약을 간단히 극복한다. <알파 모드>에서는 특정 기능의 이름을 타이핑하고 실행시키면 되기에, 위와 같이 계산기의 특정 키에 특정 기능을 사전에 지정할당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는 도스(DOS)[각주:6] 또는 유닉스(UNIX)에서 특정 프로그램 또는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 명령 프롬프트(command prompt)에서 명령어를 직접 입력하는 것과 유사한 것으로, 이런 방식을 통해 계산기 키 갯수에 관계없이 계산기의 메모리 용량이 허용하는 만큼 거의 무제한의 기능을 계산기에 부여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뉴메릭 모드에서는 다른 계산기처럼 쉬프트키와의 조합으로 특정 키를 눌러 해당 키에 사전에 할당된 기능을 사용할 수도 있다. 한편, 이 두가지 방식을 조합[각주:7]하면, 어떠한 기능(function) 또는 프로그램(program)을 특정 키에 구애받지 않고 거의 모든 키에 자유롭게 할당할 수도 있게 된다.[각주:8] 이를 통해 유연성(Flexibility)이 극대화된다.



둘째, HP-41C 계산기는 윗면에 아래 [사진 2]와 같이 확장 모듈(Expansion Module)을 최대 4개까지 장착 또는 연결가능케 하는 확장 슬롯(expansion slot)을 갖추고 있다. 이를 통해 확장성(Expandability)이 극대화 된다.

[사진 2] HP-41CX 계산기의 확장슬롯(expansion slot), image from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HP-41_extension_module


[사진 2]의 확장 슬롯은 외부 확장 모듈의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인터페이스로서, 이를 통해, 아래 [사진 3] 및 [사진 4]와 같은 다양한 주변기기를 HP-41 계산기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사진 3] HP-41C 계산기에 연결할 수 있는 여러가지 확장 기기들 , image from 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HP-41C



[사진 4] (왼쪽) 포트 라이트(등): 41C의 전원을 이용한 간이 램프, 야간비행을 하는 조종사들에게 인기가 많았다.
(오른쪽) 마그네틱 카드 홀더: HP-41C 계산기에 프로그램을 입력할 수 있는 마그네틱 카드를 사진과 같이 수납하기 위한 것
Images From The HP-41 System - 30 Years Old (HP Solve Issue 16, December 2009)


※ HP-41C와 연결가능한 주변기기에 대해선 http://www.hp-collection.org/41accessories.html 사이트를 방문해볼 것을 추천, HP社와 써드파티에서 제조한 각종 저장장치, EPROM 박스 등 각종 악세사리들이 망라되어 있다. 사이트의 운영자는 잘 알려진 HP 계산기 수집가이다.


HP-41 계산기의 확장 슬롯(expansion slot)에는 [사진 3] 및 [사진 4]와 같은 같은 하드웨어 뿐만이 아니라, 아래 [사진 5]와 같이 추가 메모리 모듈 또는 어플리케이션 팩(Application Pac)이라 불리는 펑션모듈(function module)을 장착할 수도 있다. 어플리케이션 팩(줄여서 어플 팩)은 HP-41 계산기가 특정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일련의 앱(프로그램)들을 저장해둔 일종의 롬(ROM)이다. 아래 [사진 5]에서 보여지는 일련의 과정은 게임기에 특정 게임팩을 꽃는 것과 별 차이 없는 것이라 하겠다.


[사진 5] HP-41 확장슬롯에 확장 어플리케이션 팩(Application Pac)을 삽입하는 과정, From Financial Decision Pac User Manual


이와 같은 유연성(Flexibility) 및 확장성(Expandability)를 바탕으로, HP-41C 계산기는 상상 가능한 거의 모든 유형의 계산 어플리케이션을 포괄해낼 수 있는 일종의 계산 플랫폼(platform)으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 게임기의 예를 들면, 엑스박스(MS XBOX)가 액션, 스포츠, 슈팅, 시뮬레이션, 어드벤쳐 등 다양한 장르에 걸친 수많은 게임 소프트웨어들을 실행시킬 수 있는 게임 플랫폼(Game Platform)인 것과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고 보면 되겠다.

82년 어느 한 잡지에 실린 아래의 광고는 휴렛팩커드社가 실제로 마케팅(marketing) 측면에서도 시장에서 HP-41C를 단순한 계산기에 국한시키지 않고, 일종의 계산 플랫폼으로 포지셔닝(positioning) 시키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사진 6] 82년 어느 한 잡지에 실린 HP-41C의 광고, image from http://www.hpmuseum.net/display_item.php?hw=635


아래의 [표 1]은 휴렛팩커드社가 HP-41C용으로 발매한 특수 목적용 계산프로그램들(※ 게임기로 비유하자면, 게임 소프트웨어)을 정리한 것이다. HP는 [표 1]과 같은 특수 목적용 계산 소프트웨어들을 라이브러리 솔루션어플 팩, 이렇게 두가지 형태로 판매했는데,


 [표 1] Hewlett-Packard에서 출시한 User Library Solutions 및 Application Pacs, 

 ※ Data from HP41.org library page


User Library Solution(라이브러리 솔루션)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작성된 솔루션 프로그램들을 여러 장의 바코드에 담아서 사용 설명서(user manual)와 함께 판매한 소프트웨어 상품[각주:9]인 반면, HP Applications Pac(어플 팩)은 작성된 솔루션 프로그램들을 위의 [사진 5]와 같이 HP-41C의 확장 슬롯에 바로 장착될 수 있는 모듈(module), 즉 일종의 롬팩(ROM Pac)에 담아서 사용 설명서(user manual) 및 오버레이(overlay, ※ 오버레이에 관해서는 말미에 자세히 설명)와 함께 판매한 소프트웨어 상품이 되겠다. 

[표 1]을 한눈에 보더라도, HP-41C가 다양한 목적과 유형의 계산 어플리케이션들을 실행할 수 있는 계산 플랫폼(platform)임을 알 수 있다. 


HP-41C 용 계산 어플리케이션은 [표 1]에 정리된 HP社에서 제작된 것들 이외에도 다른 여러 써드 파트(Third-Parties)들이 제작한 것들도 있었다. 아울러, 일반 유저들은 필요에 따라 스스로 프로그램들을 작성할 수 있었고, 이렇게 작성된 프로그램들 중에 충분히 범용성을 가지고 유용한 것들은 사용자 커뮤니티(user community) 등을 통해 다른 유저들과 공유되었다. 

※ PC용 HP-41C 계산기 에뮬레이션(emulation) 프로그램인 V41의 제작자인 Warren Furlow가 운영하는 hp41.org 사이트에는 휴렛팩커드社, 각종 써드파티(third-parties) 및 여러 유저들이 작성한 HP-41C 용 계산 소프트웨어들이 거의 총망라되다시피 집대성되어 있다. 소프트웨어 제작사에서 배포한 유저 매뉴얼도 함께 제공되고 있어 HP-41C 계산기에 관심있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정리하자면, <어떠한 라이브러리 솔루션을 메모리에 로드시키느냐> 또는 <어떤 어플 팩(Pac)을 확장 슬롯에 장착하느냐>에 따라서, HP-41C 계산기는 전혀 다른 용도의 계산기로 변신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확장 슬롯에 [표1]의 재무팩(Finance Pac)을 꽂으면, 재무계산기로, 부동산팩(Real Estate Pac)을 꽂으면 부동산 계산기로, 수학팩(Math Pac)팩을 꽂으면 수학계산기로, 통계팩(Stat Pac)을 꽂으면 통계계산기로, 증권팩(Securities Pac)을 꽂으면 주식, 채권 등과 관련된 계산을 수행할 수 있는 증권 계산기로 변신한다. 이런 식으로 과학기술용 계산기로, 공학용 계산기로, 기계 설계 계산기로, 석유 유속계산기 등등으로 변신이 가능하다.


[사진 7] 미드 프리텐더 제로드의 포스터, image from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The_Pretender_2001


이렇게 말하니, 문득 2000년 초반 재밌게 시청했던 프리텐더(the pretender)라는 미드가 생각났다. 이 미드의 각 에피소드는 스타워즈의 오프닝 같이 푸른색 글자 스크롤이 쭉 올라가면서 다소 긴장감 있는 톤의 남성 나레이션이 함께 흘러나오며 시작되었다.


There are Pretenders among us. 우리가 사는 곳에는 '프리텐더'들이 존재한다.  

Geniuses with the ability to becom anyone they want to be. 자기가 되고 싶은 그 누구라도 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천재들이다...   (후략)


미드 <프리텐더> 속 주인공은 극중에서 어떤 직업의 사람으로도 변신 가능했는데, 계산기 월드에선 HP-41C도 미드 <프리텐더>의 주인공만큼이나 다재다능(多才多能, Versatility) 하다.


참고로, 아래 [사진 8]은 <Geometry라는 User Library Solution>에 수록된 여러 프로그램들 중에서 SINE PLATE SOLUTION 등을 구하는 프로그램 부분을 스캐너로 발췌한 것이다. 좌측이 소스코드이고 우측이 HP-41C의 바코드 리드/라이트 모듈을 이용해 프로그램을 입력받을 수 있도록, 소스코드를 바코드 형태로 변환해놓은 것이다. [사진 8]을 살펴보면, 소스코드를 1~4행, 5~7행, 8~15행, 16~24행 등과 같이 분할하여 바코드로 구현해놓았고, 총 100행의 소스코드를 담는데 ROW 1 부터 ROW 14까지 14개의 바코드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2014년 현재의 관점에서 보면 일면 신기하기까지한데 , 당시(1980년대 무렵)에는 이러한 방식이 보편적이었던 것 같다. 


[사진 8] Sine plate solutions, coordinate of a point, position and slope of an inclined hole 프로그램 
From HP-41 Users' Library Solutions, Geometry 유저 매뉴얼, Hewlett-Packard



플랫폼(platform)으로서의 HP-41C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닌텐도(Nintendo)의 8비트 게임기인 NES와 비교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표 2] 생태계(Ecosystem) 측면에서 바라본 HP-41C와 닌텐도 NES

  ◇ 하드웨어의 이름: HP-41C(CV/CX)

  ◇ 하드웨어의 이름: NES(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 하드웨어 개발회사:  Hewlett-Packard(휴렛팩커드)

 ' 써드파티 하드웨어개발사: 
     - HP-41C와 호환되는 프린터 등 여러 주변기기 판매

 ' HP가 직접 개발한 계산 프로그램:

    - Advantage Pac 등 다수 프로그램

 ' 써드파티가 개발한 계산 프로그램: 

    - 여러 유형과 목적의 다수 계산프로그램

 ' 프로그래밍 동호회 등과 같은 유저 커뮤니티 생성 및 확산

 ' 사용자 개발 프로그램: 

    - 사용자가 자신의 목적에 맞게 직접 프로그램을 작성,
       배포 및 공유 가능

 ' 사설 수리업자 및 개조업자의 영업활동 존재

 ' 중고 시장 등 세컨 마켓(second market) 형성 등

 ' 하드웨어 개발회사: Nintendo(닌텐도)

' 써드파티 하드웨어개발사: 
     - NES본체와 호환 게임컨트롤러 등 여러 주변기기 판매

 ' 닌텐도가 직접 개발한 소프트웨어: 

    - 슈퍼마리오 등 다수 게임소프트

 ' 써드파티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 여러 장르의 다수 게임소프트

 ' 게임동호회 등과 같은 게임 커뮤니티 생성 및 확산

 ' 게임유저가 개발한 게임소프트웨어:

     - NES 개발키트를 통해 직접 자신의 취향에 맞는 게임을 작성,
       배포 및 공유 가능 

 ' 사설 수리업자 및 개조업자의 영업활동 존재

 ' 중고 시장 등 세컨 마켓(second market) 형성 등 



위의 [표 2]에서 정리한 바에 따르면, NES(Nintendo Entertainment System) 게임기의 경우,

NES 게임기(하드웨어)를 중심으로 하드웨어 개발사, 직접 배포하는 소프트웨어, 써드파티 하드웨어 / 소프트웨어 개발사, 사용자 집단 등이 어우러져 일종의 생태계(ecosystem)를 형성하는데, HP-41C 역시 이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기본 구도(構圖)는 현재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 및 앱스토어 생태계와도 큰 차이가 없는 것이다. 일단 이러한 구도가 형성되면 이를 주도한 기업에겐 상업적 성공이 동반하게 되는데, HP-41C 중심의 생태계를 형성해낸 휴렛팩커드 역시 예외가 아니었던 것 같다.[각주:10]


마지막으로, HP-41C 계산기의 또다른 독창적 요소인 오버레이(Overlay)에 대해 알아보자면,


[그림 2] HP-41C의 오버레이(overlay) 설명을 위한 게임 컨트롤러(controller) 비유(metaphor)


우선, 오버레이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그림 2]의 게임기 컨트롤러를 예로 들어 살펴보자.

게임기의 게임 컨트롤러를 보면, [그림 2]와 같이 컨트롤러의 오른쪽에 위치한 4개의 버튼에 각각 A, B, X, Y 라고 인쇄되어 있는데, 게임기에서 실행되는 게임에 따라 이러한 4개의 버튼에는 각각 다른 기능들이 할당되게 된다. [그림 2]의 사례 1)의 비행기 조종 슈팅 게임에서는 A, B, X, Y 버튼에 대해 차례로, 총알, 폭탄, 회피, 스페셜 폭탄 기능이 각각 할당되었다. 한편, [그림 2]의 사례 2)와 같이 격투 게임팩을 장착했더니 이번엔 A, B, X, Y 버튼에 각각 주먹, 킥, 점프, 스페셜 기술이 할당되었다. 


종류를 달리하는 게임팩이 게임기에 장착될 때, 게임 컨트롤러의 버튼들에 다른 기능이 할당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종류를 달리하는 어플팩이 HP-41C 계산기에 장착될 때, 계산기의 키들에는 다른 기능이 할당된다.

예를 들어, HP-41C 계산기에 [표 2]의 <Home Management Pac>이라는 어플 팩이 장착되어, <Travel Expense Record>라는 프로그램이 실행되면, HP-41C 계산기의 최상단 5개 키에는 차례로 INIT, INPUT, TOTALS, DAILY, READ 기능이 각각 할당된다. 그런데, [표 2]의 <Financial Decision Pac>이라는 어플 팩이 장착되면, 이번엔 최상단 5개 키에 차례로, N, I, PV, PMT, FV 기능이 각각 할당된다. 정리하면 아래의 [그림 3]과 같다.


  [그림 3] 다른 종류의 어플 팩(Application Pac)을 HP-41C 계산기에 장착함에 따라 계산기의 키에 할당되는 기능도 달라진다.


주의해야할 것은 [그림 3]에서 빨간색으로 표시된 INIT, INPUT, TOTALS, DAILY, READ 또는 N, I, PV, PMT, FV 기능은 HP-41C 계산기 위에 실제로 인쇄된 문자가 아니라는 것이다. HP-41C 계산기에는 아래 [그림 4]와 같이 a,b,c,d,e 라는 문자가 인쇄되어 있을 뿐이다.


      [그림 4] HP-41C 계산기에 실제 인쇄된 문자


이는 [그림 2]의 게임기 컨트롤러도 마찬가지이다. [그림 2]의 사례 1) 슈팅게임에서 4개의 버튼에 각각 총알, 폭탄, 회피, 스페셜 폭탄 기능이 할당되었다 하더라도, 실제 게임컨트롤러의 버튼에 인쇄된 문자는 여전히  A, B, X, Y 이다. 게이머는 A, B, X, Y 4개의 버튼에 어떤 기능이 할당되었는지를 머리 속에 외우고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그림 2] 사례 1) 2)의 슈팅게임 또는 격투 게임의 경우엔, 게임 컨트롤러의 버튼 갯수는 4개에 불과함으로 게이머가 각 키에 할당된 기능을 외우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HP-41C 계산기의 키의 갯수는 35개나 되기 때문에, 35개의 키에 할당된 기능을 외우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오버레이(overlay)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다. 오버레이라 함은 아래 [사진 9]와 같이 HP-41C에 탈착될 수 있는 얇은 판인데, 그 표면에는 문자가 인쇄되어 있다.  [사진 9]와 같은 모양으로 특정한 구조물에 장착되는 구멍뚤린 판을 흔히 페이스 플레이트(face plate)[각주:11]라고 부른다. 결국, 오버레이란 일종의 HP-41C 계산기용 탈착형 페이스 플레이트(face plate)라고 보면 되겠다.


위 [그림 4]에서 <빨간색 점선 원>으로 표시된 부분이 오버레이를 탈착 시 분리/고정 역할을 담당하는 파트(part)가 되겠다. 앞에서 정리한 [표 1]에 수록된 HP의 어플리케이션 팩(Application Pac)들 중 하나를 구매하면, 해당 어플 팩에 수록된 솔루션 프로그램들이 계산기 키에 할당한 기능들이 실제로 인쇄된 오버레이(overlay)가 함께 제공된다. 이제 유저가 해야할 일은 기존에 장착된 오버레이를 계산기 본체에서 분리한 다음, 어플 팩에서 제공하는 오버레이를 새롭게 장착하는 것이다. 이렇게 오버레이를 교체함으로써, 유저는 확장슬롯에 새로운 어플 팩을 삽입하여 35개의 계산기 키에 기존과 다른 새로운 기능들이 할당된다 하더라도, 계산기의 어느 버튼에 어떤 기능이 새롭게 할당되었는지 외울 필요가 없다.


[사진 9] HP-41용 오버레이(overlay)들, A,B는 특정 어플팩에 함께 제공된 오버레이, C,D는 일반용으로 별도 판매되던 오버레이 

Images From The HP-41 System - 30 Years Old (HP Solve Issue 16, December 2009)


아래 [사진 10]은 HP-41C의 확장 슬롯에 [표 1]의 어플 팩들 중 <Financial Decision Pac>을 삽입한 다음,

HP-41C에 기본으로 장착되어 있던 오버레이를 분리하고, 대신 <Financial Decision Pac> 제품에 번들(bundle)로 제공되는 Money 어플용 오버레이를 장착한 모습이다. [사진 10]과 같이 오버레이를 교체해놓고 보니, 계산기의 각 키에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기능들이 할당되었음이 한 눈에 쉽게 파악된다.


[사진 10] HP-41용 기본 오버레이(overlay)를 Financial Decision Pac의 Money 어플용 오버레이로 교체장착한 모습 

Overlay Image made by Warren Furlow from HP41.org



지금까지 HP-41C 계산기에 대해 살펴보았다. 

솔직히, 처음 구상했던 것보다 글이 상당히 길어진 측면이 없지 않다. 의외로 국내 포털 및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HP-41C 계산기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것 같아 조금은 구체적으로 설명하다보니 빚어진 결과이다. 


구글링을 해보면, 많은 사람들이 HP-41C를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계산기로 여기고 있음을 알게 된다.[각주:12] 이 계산기가 나온지 35년이나 되는 물건임에도 불구하고, 현재 이베이에서 거래되는 경매가격이 만만치 않다는 것은 HP-41C 계산기가 그만큼 상당히 매력적인 계산기라는 것을 반증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호기심에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정상 작동 여부를 장담할 수 없는 계산기를 이국만리로부터 배송료에 관세까지 더해가며 구매하기에는 다소 부담이 된다. 또한, HP-41C 계산기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여러 주변기기 및 확장 어플 팩들을 같이 구매해야하는데, 이를 위해 추가로 부담해야할 금전적 지출 역시 제법 될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위와 같이 계산기 기능에 대해 호기심은 드는데 그렇다고 막상 구매하자니 다소 부담되는 이러한 상황에 직면한다면,  HP-41C 계산기 에뮬레이션 프로그램(emulation program)을 사용해보는 것도 상기의 딜레마 해소를 위한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워낙 유명한 계산기이다보니, 에뮬레이션 프로그램도 각종 OS별로 다양하게 존재한다. <HP-41C 에뮬레이션>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을 통해 살펴볼까한다.


(레퍼런스 사이트)

www.hp41.org, HP-41C/CX/CV에 대한 거의 모든 자료를 집대성하여 제공

http://www.hpmuseum.org/hp41.htm, 배경지식 및 각종 레퍼런스 제공

http://www.hpmuseum.net/ 기본정보 및 관련문서 pdf 파일 제공

http://en.wikipedia.org/wiki/HP-41C, 배경지식 및 HP-41C 관련 각종 사진

O eBay.com, <HP-41>을 키워드로 검색, 계산기, 각종 Pac 및 유저라이브러리 솔루션, 확장장치 등에 대한 정보

http://www.hp-collection.org/41accessories.html HP 계산기 콜렉터가 수집한 HP-41 주변기기 및 악세사리

http://www.hpcc.org/calculators/hp41.html HP 계산기 및 핸드헬드 클럽


(참고문헌)

1. HP-41C/CV Owner's Handbook and Programming Guide, 1980, Hewlett-Packard

2. HP-41 Operating Manual, 1980, Hewlett-Packard

3. Hp-41CX Owner's Manual Volume 1:Basic Operation, 1983, Hewlett-Packard

4. http://www.hp41.org/ 에서 제공되는 각종 자료 및 V41 에뮬레이터, Warren Furlow

5. HP Solve newsletter Issue 16, "The HP-41 System - 30 Years Old", December 2009, Richard J.Nelson 

6. An Easy Course In Programming The HP-41, 1987, Ted Wadman and Chris Coffin, Robert Bloch

7. HP-41C Financial Decision Pac User Manual, 1984, Hewlett-Packard

  1. http://en.wikipedia.org/wiki/HP-41C, http://web.archive.org/web/20001210140300/http://www.nasm.si.edu/nasm/dsh/artifacts/GC-hewlett-.htm [본문으로]
  2. 상태 A와 상태 B (또는 mode A와 mode B) 이렇게 두가지 상태를 전환할 수 있는 기능이 단일키에 할당되어있을 경우, 이 키를 토글키라고 한다. 잘 알려진 토글키로는 PC키보드의 Num Lock 키가 있음 [본문으로]
  3. 물론, 0부터 9까지의 숫자, 필수 펑션키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 할당되는 기능들의 수는 줄어든다. [본문으로]
  4. 35개의 키 중에서, 1개의 키는 쉬프트키가 되기에 나머지 34개의 키에 기능이 할당된다. [본문으로]
  5. 이 경우, 35개의 키들 중에, 2개의 키가 쉬프트 키로 지정되기에, 나머지 33개의 키에 기능이 할당된다. [본문으로]
  6. 또는 윈도(Windows)에서 도스창으로 빠져나온 상태 [본문으로]
  7. 특정 키에 특정 기능을 할당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기능을 실행할 것을 요구하는 명령어(알파모드에서 입력된 문자들)를 할당하는 방식 [본문으로]
  8. HP-41C에서는 이를 User mode라고 한다. [본문으로]
  9. [사진 3]의 <바코드 카드 리더/라이터> 모듈을 통해 바코드 형태로 담긴 계산 프로그램을 HP-41C의 메모리에 로드(load)할 수 있게 된다. [본문으로]
  10. http://www.hpcc.org/calculators/hp41.html 참고 [본문으로]
  11. http://en.wikipedia.org/wiki/Faceplate 를 참고할 것 [본문으로]
  12. http://www.hpcc.org/calculators/hp41.html [본문으로]
Posted by 200L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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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월 200LX의 소중함을 새삼 다시 깨닫게 되면서 블로그 글을 여럿 작성했다. 블로그에 포스팅한 것도 있고, 아이디어 노트에 생각나는대로 기록만 해놓고 아직 포스팅 못한 글들도 꽤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생각을 다시 정리해서 정제된 형태로 글을 올리는 것은 생각보다 조금은 시간이 소모되는 일이기도 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또 이렇게 많은 시간이 훌쩍 흘러버렸다. 

생각난 김에 백업 하드디스크에 방치되어있던 담비노트 데이터 파일을 하나 찾아냈다. 

이 파일에 담겨져있는 내용물은 글쓰기 소재들, 관련하여 작년에 200lx에 관해 글을 쓰며 구글 검색 등을 통해 찾아낸 레퍼런스 html 주소, 각주를 붙여놓은 글들, 매뉴얼 부분 번역, 생각나는대로 적어둔 참고사항 등과 같은 것들이었다.


아무래도 블로그 글쓰기는 바쁘다는 핑계로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치열하지도 그렇다고 절박하지도 않다. 그래서, 잠시 미뤄두면 그 시간의 공백이 엄청나게 길어지게 된다. 일단은 작년에 기록해두었던 아이디어와 지식들을 다시 정리할 계획만 잠정적으로 세워본다.


한국에 보급된 200LX가 10만대를 상회한다카더라는 <카더라 통신> 이야기를 어디선가 얼핏 들었던 것 같다. 2000년 초반 중고시장을 통해 200LX를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었던 근거이기도 하다. 물론 상당수가 재활용 업체에 수거되어 제3국으로 다시 수출되었거나, 아니면, 어느 창고 한 곳에 상당한 수량이 보관 중 또는 이미 폐기 되었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아뭏든, 사정이 이러하기에 지금도 많은 수의 200lx가 어느 누군가의 서랍, 벽장, 창고의 선반 등의 장소에 방치되어 있으리라 짐작된다. 그런데, 이런 200lx 가 어느날 갑자기 어떠한 이유로 소유자에 의해 다시 건전지가 끼워져서 작동됨으로써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을때, 200lx의 본연의 가치가 유용하게 쓰임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다.

이런 경우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희망을 담아 스마트폰/태블릿이 주름잡고 있는 현재에도 여전히 유용할 200lx의 활용법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정리해서 글을 작성해볼 생각이다.

Posted by 200L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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