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샤프전자에서 1990년에 제작한 PC-E500라는 계산기를 선물받았다. 각종 전문적 계산기능을 갖춘 과학기술용 계산기인데, 이 제품은 일반적인 계산기의 범주를 살짝 넘어서는 성능을 가지고 있었다. SHARP社도 이점을 감안해서, 이 계산기의 이름을 Calculator 라고 붙이지 않고, Pocket Computer 라고 불렀다. BASIC 언어가 지원되어, 프로그램의 작성이 가능하고, 그 출력 결과를 비교적 넓은 디스플레이 창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네이버 검색을 해보니, 위와 같은 신문광고를 찾을 수 있었다. 최초 출시가격은 90년 당시16만9천원이었다고 한다. 지금은 구하려고 해도 구하기 힘든 기기인 것 같다. 가격을 떠나서 이렇게 멋진 기기가 내 손에 들어와서 기뻤다. 

나는 컴퓨터 언어(language)에는 문외한이지만, 매뉴얼을 읽어보면 몇가지 기본 명령어 및 논리, 반복 루틴 정도만 깨우치면 왠만한 반복 계산용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것 정도는 그리 어려울 것 같지 않다.


시간날때 이 계산기를 한번 사용해보고 싶은 생각에 구글검색을 통해 PDF 스캔된 매뉴얼까지 다운로드 받아두었다. 얼핏 훓어보니 각종 수학계산은 물론이고 원소주기율표, 각종 질량 부터 전자회로 계산까지 엄청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강력한 계산기인 것 같다. 

이미 1990년에 이런 기기가 세상에 출현했다는 것... 지금 2013년을 살아가고 있지만, 90년에 나온 기기의 성능의 10%도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 

개인적인 느낌이지만, 재무계산기도 그러하고 예전 90년대 나온 기기들처럼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제품들을 최근에는 그렇게 쉽게 만나보기 힘든 것 같다. 내가 지금도 사용하는 200lx도 그러하지만, 예전 기기들은 제품마다 각각 본연의 개성과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에는 온통 모조리 터치로 작동하는 직사각형 기기(태블릿)으로 획일화 되는 것 같다. 90년대의 전자제품에 개성과 다양성이 존재했다면, 오히려 최첨단을 걷는 요즘은 몰개성, 획일화의 시대인 것 같기도 하다. 그에 따라 고객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오히려 제한당하는 듯한 느낌...


시간이 날때 매뉴얼을 차근히 읽어보면서 이 계산기의 기능을 살펴보는 것도 매우 흥미로운 일이 될 것 같다.

Posted by 200L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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