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블로그에 접속했다.

시간은 정말 빠른 것임을 다시 한번 절감한다.

예전에 썼던 글들을 쭉쭉 읽어보면서

책상서랍 속 등과 같은 곳에서 잠들어있다가 우연 또는 기적에 의해 주인에게 다시금 꺼내어져 세상의 빛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었을지도 모르는 이땅의 200lx들을 생각해봤다. 이들 중 다수는 다시 서랍 또는 보관 상자안의 칠흙같은 어둠 속으로 되돌아가야할 운명일 것이다. 어떤 주인들은 이렇게 다시 찾아낸 200lx를 '이거 도스(DOS)로 돌아가는 XT 컴퓨터야. 옛날 도스게임도 돌아간다~ 신기하지?' 라는 말과 함께 친구나 조카에게 주거나, 아니면 도스(DOS)가 생소하거나 잘모르는 이들일 경우 헐값에 중고시장에 내어놓거나 심지어 폐품쓰레기장에 버리는 것은 아닐까? 나는 이런 비극적 운명의 200lx를 한대라도 막아보고자하는 희망으로 블로그에 200lx의 활용법에 대해 쓰겠다고 공언했건만, 200lx의 개념 및 가치에 대한 글을 올리다가 막상 200lx의 활용법을 소개해야할 시점에서 일과 바쁨을 핑계로 차일피일 미루다가 별로 언급하지 못한 것 같다.


어떤 이는 이 블로그의 글들을 읽어보고 '구매뽐뿌'를 받아 중고시장에서 200lx를 구매하기까지 했다는데, 이런 분들에게 다소 미안한 마음까지 든다. 


나의 경우에 대해 잠깐 언급하자면, 

내게 '당신의 200lx는 아직도 현역입니까?'라고 묻는다면,

나의 대답은 '네. 아직도 현역입니다.' 이다. 


물론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의 사용으로 인해 200lx의 활용영역이 이 블로그를 시작할때에 비해서 축소되기는 했다. 하지만, 각종 스마트기기들이 장악한 현재의 환경 하에서도 200lx가 빛을 발할 영역은 아직도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가 느끼기에 그러한 것들을 앞으로 짬짬이 블로그에 소개해볼 생각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기도 하거니와, 쓸데없이 바빴고 이유없이 피곤했던 나날을 뒤로하고,

어느날 갑자기 또는 우연히 블로그에 접속했을때, 아! 어느새 1년이라는 시간이 또 훌쩍지나가버렸구나' 라는 탄식...


비록 블로그의 텍스트와 이미지로 변환되지는 못했지만, 이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일상속에서 스쳐지나갔던 여러 생각들은 그때그때 리갈패드 위에 볼펜 글씨의 형태로 남겨졌다. 이런 식으로 기록된 메모들은 내 파일철에 상당한 분량이 쌓여있다. 나는 이 글을 쓰는 지금 이순간 내년엔 시간이 허락하는데로 이들을 블로그 포스팅으로 정리해야겠다는 동기가 다소 고취됨을 느낀다. 

오늘은 이러한 동기부여를 실천으로 옳기는 그 첫 단계로써 이 블로그에 약간의 작업을 더했다.

이 블로그 글들이 PC의 웹브라우져에서와는 달리 태블릿을 통해 보여질땐 행간 또는 문단 간격이 상당히 오밀조밀하고 빡빡하게 화면에 표시되었다. 이로 인해, 모바일 브라우져에서의 가독성이 그리 좋지않았다. 이에 html 코드를 관찰하여 잘못된 부분들을 다소 수정함으로써 태블릿 또는 패블릿에서 읽더라도 보다 시원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개선했다.


이 블로그를 시작할때 내가 가지고있던 200lx는 1~2대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십여대에 달하는 200lx를 보관하고 있으며, 그 중에 2대를 내 작업터 및 방에서 항상 곁에 두며 애용하고 있다. 이러한 경험들에 대해서도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할 수 있기를...


많은 이들이 200lx는 도스용 XT프로그램을 실행시킬 수 있는 작은 기기 정도로 인식하고 있지만,

물론 200lx가 DOS 기반 위에서 동작하는 것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엄밀히 말해서 200lx는 

싱글태스킹(single tasking: 한번에 한가지 프로그램밖에 실행시키지 못함)의 도스기기라기보다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치밀하게 멀티태스킹(multi tasking: 작업 데스크 위에서 여러개의 프로그램들을 실행하며 필요에 따라 프로그램들간 협업)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기기(device)이다.


겨우 빛을 보나싶었는데, 다시 버려지게된 이땅의 모든 200lx에게 깊은 안타까움을 전하며,

그러한 200lx 동지들을 한 대라도 더 구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아,

내년에는 조금 더 많은 글들을 올려야겠다는 지키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지키기를 희망하는 다짐과 함께

오늘은 여기서 마감해야할 것 같다. T-T;;;

Posted by 200L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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