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포스팅한 아날로그 라디오에 관한 글 http://200lx.tistory.com/52 

Dantax 社[각주:1]스캔소닉(SCANSONIC) PA680 아날로그 라디오[각주:2]의 사용 경험을 담았다.

위 글에서 <PA680> 라디오를 선택했던 이유를 언급했는데, 당시 끝까지 구매여부를 저울질 했던 라디오들로는

<산진(SANGEAN) WR-11> 과 <소니(SONY) ICF-F10> 라디오가 있었다.


산진 WR-11의 경우, 개인적인 취향에는 가장 잘 부합하는 라디오였지만, 어댑터(adaptor)로만 구동된다는 점에서 구매대상에서 제외했었다. 소니 ICF-F10 라디오는 색상 옵션이 오직 검정색 뿐이라는 이유로 제외되었다. 만약, 옵션에 아이보리 또는 흰색계통 색상이 있었더라면 소니 라디오를 선택했을지도 모른다.



1. 소니 ICF-F10


아날로그 라디오의 사용 경험에 대한 글을 쓰다보니, 예전에 구매를 포기했던 소니 ICF-F10 라디오에 대한 호기심이 증폭되었다. 결국, 블로그 포스팅을 한 그날, 점심시간을 이용해 <소니 ICF-F10 라디오>를 주문했다. 이른바 충동구매다. 현재 인터넷 오픈마켓에서 1만2천~1만3천원 정도에 구매가능한 것 같다.

※ ICF-F10과 크기 등 외관의 이미지는 비슷하나, 건전지/AC 듀얼 전원, 큼직한 FM/AM 밴드 선택, 상단에 별도로 존재하는 전원버튼, 빌트인 가변(built-in retractable)  손잡이가 달려있는 ICF-38 모델이 있는데, 아쉽게도 국내 수입이 되지 않는다. 아마존 가격은 25달러 정도이다.


소니 ICF-F10 라디오를 구매할 때만 하더라도 <싼 게 비지떡이 아닐까?>란 생각에 그리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실제 사용해보니 당초 내 기대치를 훨씬 뛰어넘는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주파수도 쉽게 잘 잡아내고 잡음없는 깔끔한 소리를 들려준다. 일단 아래 사진은 <소니 ICF-F10> 과 <스캔소닉 PA680>을 나란히 놓고 찍은 것이다.


[사진] 소니 ICF-F10 과 스캔소닉 PA680 라디오의 안테나를 끝까지 뽑은 상태에서 나란히 찍은 사진


소니 ICF-F10 라디오 안테나의 길이가 엄청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안테나만 긴 것이 아니라, 아날로그 튜너를 돌리는대로 주파수를 깨끗하게 잘 잡아낸다. 인접한 방송 간의 주파수도 잘 구분해서 잡음이나 간섭, 혼선없이 쉽게 쉽게 또렷하게 잡아낸다. 사용환경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의 주거환경에서 주파수를 잡아내는 능력은 ICF-F10 라디오가 PA680 보다 앞서는 것 같다.



[사진] 소니 ICF-F10 과 스캔소닉 PA680 라디오의 크기 비교


위 사진을 보면, 크기는 소니 ICF-F10(w/h/d: 206 x 131 x 66 mm)이 더 크지만, 두께는 스캔소닉 PA680 이 더 두껍다. 무게도 PA680 이 더 무겁다. ICF-F10이 크기는 크지만, 무게(673g)는 가볍게 느껴진다. 라디오 내부에 뭔가 꽉 찬 것은 아니고 빈 공간이 많은 듯한 느낌? 하지만, 건전지 중에는 가장 큰 R20사이즈[각주:3] 전지 2개가 장착된 다음에는 묵직해진다. 라디오의 아래 부분에 묵직한 건전지 2개가 수납되다보니 전체적인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도 하는 것 같다. 라디오가 넘어질거 같은 걱정은 들지 않는다.


ICF-F10 라디오의 소리 출력은 짱짱하다. 볼륨을 올릴수록 상당히 큰 하지만 갈라짐 없는 또랑또랑한 소리를 내어준다. 캠핑용으로 인기가 높은 라디오라는데, 실제로 야외의 넓은 공간에서 여러사람이 듣기에도 전혀 부족함이 없어보인다.


음색은 내 경우에 PA680 라디오를 오래 들어왔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살짝 다르게 느껴지긴 했다.

· ICF-F10가 PA680에 비해 살짝 예리하면서 명쾌한 느낌이라면,

· PA680는 ICF-F10에 비해 살짝 차분하고 약간 더 입체적인 느낌? 


느낌의 차이는 내장 스피커의 종류가 다른데서 오는 것 같다. 연로하신 부모님이 들으시기에는 PA680 쪽이 조금 편안한 느낌이라고 할까? 하지만, 아주 미묘할 뿐 그리 큰 차이는 아닌 것 같다.



2. 소니 ICF-S10MK2


<ICF-F10> 라디오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았기에, 이러한 만족도는 이 라디오와 거의 같은 내부 구성에 크기만 다르다는 <ICF-S10MK2> 라디오에 대한 호기심과 구매로 이어졌다. 오픈마켓에서 1만5천원 전후의 가격에 구매가 가능한 것 같다.

※ 엔하위키의 소니라디오에 관한 글(https://mirror.enha.kr/wiki/소니/라디오 )을 읽어보니,

ICF-F10 라디오가 ICF-S10MK2에 비해 사이즈가 큰 내장 스피커를 채용하면서 크기만 뻥튀기된 것이고 내부구성은 거의 동일한 것이라고 한다. 

※ 위 링크 글에 따르면, 소니 라디오 모델명에서 ICF는 모노(mono) 라디오, SRF는 스테레오(stereo) 라디오를 의미한다. 따라서, 내가 구매한 ICF-F10 및 ICF-S10MK2 라디오는 모두 아날로그 모노라디오가 되겠다.



[사진] ICF-S10MK2 라디오를 마우스 옆에 놓고 찍은 것, 한 손으로 쉽게 잡을 수 있는 크기이다.


ICF-S10MK2 라디오를 사용해보고 깜짝 놀랐다. 주파수를 너무나 잘 잡아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ICF-S10MK2 쪽이 ICF-F10 보다 주파수를 더 잘잡는 것 같기도 하다. 

ICF-F10은 제품 뒷면에 Made In China 라고 표시되어있는 반면, ICF-S10MK2는 제품 어디에도 제조국 표시가 되어있지 않다. 아마도 S10MK2 역시 <마데인차이나>가 아닐까 추정만 해본다. 하지만 전반적인 만듦새가 그렇게 싼티가 나지는 않는다. 내장된 스피커가 ICF-F10의 그것에 비해 작다보니, 출력되는 음량은 ICF-F10에 비해서는 약한 편이다. 하지만, 실내에서 충분히 들을 수 있을 정도는 되는 것 같다. AA건전지 두개는 제품 밑부분에 수납되는데, 건전지를 넣고 책상 위에 세워두면 건전지 무게때문인지 안테나를 끝까지 뽑아놓고 세워두어도 중심을 잘 잡고 쓰러지지 않는다.


[사진] 소니 ICF-F10 과 ICF-S10MK2 라디오의 안테나를 끝까지 뽑은 상태에서 나란히 찍은 사진


이 라디오에 대해 두번째로 놀란 것은

ICF-S10MK2를 아래 사진과 같이 야마하 스피커에 연결한 다음이었다.

[사진] 야마하 NX-A01 큐브 스피커에 ICF-S10MK2 라디오를 연결한 모습, 안테나를 끝까지 뽑아놓고 세워두었다.


야마하 NX-A01 큐브 스피커에 ICF-S10MK2 라디오를 연결하자 상당히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야마하 큐브 스피커가 꽤 괜찮은 스피커이긴 하지만, ICF-S10MK2 라디오에서 출력되는 음색이 이렇게 좋아질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엔 ICF-S10MK2 라디오를 하만카돈 사운드스틱 스피커에 연결했더니, 또다른 개성의 다른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결국, 스피커를 바꿔서 연결함에 따라 다양한 개성의 여러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라디오의 가장 중요한 성능척도가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방송 주파수를 가장 잘 수신해내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지 않을까? 이런 측면에서 ICF-F10 및 ICF-S10MK2 라디오는 모두 좋은 선택같다. 


<어떤 아날로그 라디오를 선택할 것인가?> 를 고민함에 있어, 소리품질을 민감하게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이러한 성향의 사람들이라 할 지라도 ICF-F10이나 ICF-S10MK2 같은 라디오를 구매하는 것은 괜찮은 선택이 될 것 같다. 그냥 듣기에도 나쁜 것은 아니지만, 가정에 이미 괜찮은 스피커를 보유하고 있다면, 외장 스피커에 연결하면 더 좋은 음색의 소리를 얻을 수 있다. 내 경우, 그냥 소니라디오 스피커로 듣는게 오히려 더 운치있고 좋은 것 같다.


아날로그 라디오를 구매하려고 정보를 검색하다보면,

<소리가 좋다>는 평가와 함께 상당히 고가에 판매되는 아날로그 라디오를 접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에 나의 아날로그 라디오에 대한 소소한 경험과 그에 따라 축적된 아주 얕은 지식에 따르면,

소니 라디오는 1만원대의 낮은 가격이지만, 그보다 비싼 라디오 못지 않다는 것이다. 물론, 고가의 라디오에 내장된 스피커가 아무래도 쬐끔 더 좋은 소리를 들려줄 수도 있겠지만, 10배가 넘는 가격차이를 상쇄할 만큼은 아닌 것 같다. 그렇게 크게 차이가 나는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소니라디오 그 자체만으로도 음색이 그렇게 나쁘지 않으며, 괜찮은 스피커를 연결하면, 상당히 고급스러운 소리를 들려준다. 또 다른 종류의 스피커를 연결하면, 연결된 스피커가 가지는 개성에 따른 또 다른 음색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따라서, 극상의 음질을 추구하는 오디오 매니아가 아니라면,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해서 고가의 라디오를 사는 것이 좋다>는 명제는 성립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 라디오 리뷰 사이트 RADIOJAYALLEN.com 에 따르면,

ICF-S10MK2 와 비슷한 크기, 구성 및 가격대를 형성하는 경쟁 제품들은 산진(Sangean) SR-35, Radio Shack 12-586, 파나소닉(Panasonic) RF-P50, Kaito KA-200 같은 제품이 있다.

http://radiojayallen.com/shirt-pocket-amfm-portables-5-radios-compared/




<11월 6일 업데이트>

ICF-F10 소니라디오를 구매한지도 이제 열흘 정도 된 것 같다. 

부모님께 ICF-F10 라디오도 괜찮은 것 같으니 기존에 사용중인 라디오와 병행해서 사용해보시라고 권해드렸다. 부모님이 처음에는 거실 또는 주방에 놓고 들으시다가, 지금은 ICF-F10 라디오만 사용하신다. 주된 이유는 ICF-F10라디오의 경우, 주파수를 일단 제대로 맞춰놓은 후에는 집안에서 언제 어디서나 잡음없이 잘나오기 때문이다. 부모님은 95.9MHz 채널의 방송들을 청취하시는데, 아침에 일어나시면 시선집중 중후반부 부터 시작해서, 손에 잡히는 경제, 양희은·강석우의 여성시대, 강석·김혜영의 싱글벙글쇼, 박준형·정경미의 2시만세, 최유라·조영남의 라디오시대까지 쭈욱 달리신다.


부모님이 이전에 사용하시던 라디오는 종종 듣다보면 혼선이 되거나 마치 수신전파가 변경되는 것 같은 현상이 있었는데, 이럴경우 튜너( tuner)를 미세조정 해줘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낮시간에는 침대에 누워서 라디오를 청취하시는데, 갑자기 라디오 소리가 직직거리거나 두가지 방송이 섞여서 나오기 시작하면, 튜너를 만져주기 위해 다시 몸을 일으켜서 돋보기를 끼셔야했다. 이런 점이 은근히 불편하셨을 것 같다.


ICF-F10 라디오의 경우, 일단 처음에 튜너의 눈금을 FM 95.9에 맞춰놓은 뒤에는 튜너 다이얼에 손 한번 대지 않았다. 그럼에도, 라디오를 켬과 동시에 깨끗한 소리가 흘러나온다. 이제 더이상 예전처럼 청취하던 중간 중간에 튜너를 미세조정하거나 안테나 방향을 바꾸거나 라디오를 이리저리 돌릴 필요가 없어졌다. <마음 편히 듣는다>라는 한 마디로 상황이 정리된다.


ICF-S10MK2는 내가 사용하고 있다. 튜너 눈금은 93.1 클래식 방송에 맞춰져있다. 휴식시간에 잠시 켜서 10여분 정도 듣고 다시 끄곤 한다. 라디오 틀어놓고 멍때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없을 때보다는 확실히 좋은 것 같다. 내가 거주하는 곳에서는 AM은 전혀 잡히지 않고, FM의 경우,100MHz 이하 전파는 깨끗하고 선명하게 잘 잡힌다. 100MHz 이상의 전파의 경우, 100MHz 이하의 방송을 수신할때보다는 잡음없는 주파수를 잡아내기위해 튜너를 더 신경써서 돌려야한다. 영어방송들이나 AFN 같은 방송은 아무리 신경을 써서 주파수를 잡아도 잡음이 조금 섞여나오는 편이다.

  1. http://www.dantax-radio.dk/ [본문으로]
  2. http://www.scansonic.dk/products/radios.379/ [본문으로]
  3. 알카라인의 경우 LR20 건전지 [본문으로]
Posted by 200L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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