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ph.exe 충격과 공포로 다가온 징하고 강력한 좀비같은 녀석
Personal Essays 2013. 1. 31. 10:45 |최근 두세달 동안 내 PC가 대기상태에서 마치 공회전 되듯이 시도때도 없이 하드디스크가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드 소리를 내며 돌고, 실행되는 프로그램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종료됩니다' 메시지를 내보내며 뻗는 일이 잦아졌다.
이상한 것이 시작프로그램을 최소한으로 띄우고, 프로그램 추가/제거를 통해 안 쓰는 프로그램들을 제거하고, 필요없는 서비스(실행창에서 msconfig를 치면 나오는)를 중단시키고, 엑티브 액스들도 모두 제거해보고, 디스크 정리 등을 통해 PC의 하드디스크를 아무리 최적화 시켜보아도 이런 현상이 사라지지 않는 것이었다.
나는 그리드 딜리버리라는 것을 사용하는 웹하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 않으며, 토렌트라는 것도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아프리카 같은 TV 프로그램도 사용하지 않으며, 네이버의 고화질 동영상이 내 PC의 리소스를 일부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를 보고 해당 동영상 관련 모듈을 설치하지 않았다.
백신으로 정밀검사를 해봐도 스파이웨어의 흔적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러던 차에,
이번에 마음먹고 Windows 작업관리자(Ctrl + Alt + Delete를 누르면 나오는)에서 실행되고 있는 모든 프로세서들을 다시한번 하나 하나씩 살펴보던 중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요상한 것 하나를 발견했다.
바로 fph.exe 라는 녀석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Windows 작업 관리자에서 [프로세서 끝내기] 버튼을 눌렀는데도, 이 놈은 죽지 않는다. 중단버튼을 아무리 눌러도 fph.exe는 실행을 결코 멈추지 않았다.
「이거 도대체 정체가 뭐지?」 갑자기 살짝 공포감이 엄습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전자책 뷰어와 함께 설치되는 무슨 Fasoo 어쩌구 저쩌구 DRM 관련 프로그램에 관련된 것이란다.
가만히 생각을 해보니 서너달쯤 전에 내가 사고 싶었던 책이 인터넷 서점에서 모두 절판되었고, 마침 전자책 버전으로 판매를 하는 곳이 한 곳 있어서, 2000원인가를 결재하고 해당 전자책을 구매했던 기억이 났다.
2000원짜리 전자책 한권 읽는데 내 PC에 이북뷰어 프로그램과 관계없는 프로그램들을 이것저것 마구 깔아댔던 별로 유쾌하지 못했던 경험이었다. 막상, 전자책 프로그램도 가독성이 별로 좋지 않고 너무 무거운 느낌을 주어서, 설치 후 5분도 안되어서 모두 삭제했었다.
그런데, 분명히 그때 <언인스톨> 기능으로 모두 다 삭제를 했는데, 우째 fph.exe라는 녀석은 내 PC가 부팅될때마다 떡하니 실행되어서 PC메모리 상에 항상 상주하고 있다는 말인가?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fph.exe 가 징하다는 여러 블로그 등의 글들이 쉽게 눈에 띄었다. 해당 블로그들에 쓰여진 설명을 읽고, 실행창에 <MSCONFIG>를 입력하여, 호출되는 <시스템 구성 유틸리티> 를 살펴보니,
1) 서비스 탭에서: Fasoo Process Service 라는 녀석이 계속 실행이 되고 있었고,
중단을 시켜도 다시 부팅시키면 좀비처럼 계속 부활
2) 시작프로그램 탭에서: fph.exe 를 아무리 중단하려고 해도 중단이 되지 않음
fph.exe를 제거하기 위해
각각의 블로그에 제시된 여러가지 fph.exe 제거법들을 수차례 시행하였으나 모두 실패하였다.
분명히 fph.exe 제거법이라고 소개된 방법대로 시행했는데도 불구하고,
PC를 재부팅하고 나면,
좀비같이 다시 되살아나있는 fph.exe 라는 녀석은 내게 가히 충격과 공포로 다가왔다.
「진짜 징한 놈이구나... 그냥 포기하고 쓸까?」 라는 생각이 한편으로 들었지만,
「몇번만 더 시도해보자!」 라며 마음을 다잡고,
인터넷 검색창에 fph.exe 라는 검색어로 검색하여 나타나는 블로그 글을 두세개 더 살펴봤다.
마침 그 글들 중에
< Fasoo.com 의 fph.exe 올바른 삭제법 >이라는 글이 제거 방법을 일목요연하게 잘 설명해주고 있었다.
※ Fasoo.com 의 fph.exe 올바른 삭제법 글 바로가기 주소: http://nashimaryo.tistory.com/845
위 블로그에 글쓴이가 알려주는대로 일단 레지스트리를 백업(regedit 에서 내보내기 명령을 통해)을 하고,
상기 블로그 글에 소개된 삭제법의 1 ~ 5단계를 밟았다.
불안한 마음으로 PC를 재부팅했다. 부팅되는 30여초동안의 짧은 시간 동안이었지만, 내 머리속에선 「이래도 안되면 어찌하나?」라는 불안감이 머리를 후벼파는 듯 했다. 아마 그래도 안되면 그냥 체념하고 썼을 거다. fph.exe는 원치않는 내 PC의 동반자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을꺼다.
살짝 긴장된 마음으로 Ctrl+Alt+Del을 눌러 나타난 Windows 작업관리자를 확인했다. 다행히, 마침내 fph.exe가 제거 되어있었다.
백신 프로그램에 치료대상으로 감지되는 것도 아니며, PC의 관리자 권한으로 아무리 중단시켜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사용자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이러한 경험은 내 생애에서 PC를 사용하면서 처음 겪는 일인 것 같다.
그리고, 내 피씨가 대기상태에서 버벅거리고 마치 공회전을 하는 듯한 증상이 말끔히 사라졌다. 웹브라우저를 실행시키자 체감성능이 훨씬 올라간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정말 얼마만에 느껴보는 이 잠잠하면서도 쾌적한 웹서핑이란 말인가?
비유를 하자면, 나는 담석에 걸려본 일이 없지만, 마치 담석환자가 몸 속의 담석을 모두 분쇄한 다음 체외로 제거했을때 환자가 느끼는 기분이 바로 이런 기분일지도 모른다.
2000원에 구매했던 이북을 읽기 위해 내 PC에 설치된 이북뷰어와 같이 설치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DRM인가 뭔가 하는 프로그램의 잔재로 의심되는 fph.exe가
내 PC의 하드에 불필요한 공회전과 '알 수 없는 이유로 중단'된다는 오류 메시지와 함께 다운되고 했던 프로그램들과 쾌적하지 못한 웹서핑의 원인었다고 단정내릴 수는 없다. 의심은 들지만, fph.exe가 내 PC에 문제를 일으킨 범인이라고 말 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쨋든간에 상기의 제거 과정을 마친 지금 내 PC의 상태는 매우 쾌적해졌다.
오늘의 경험으로 나는 앞으로는 아무리 절판되어 전자책 외에는 구매할 방법이 없다고 하더라도, 이북뷰어 설치과정에서 이런식으로 복잡하게 이것저것 마구 설치해놓고, 분명히 몇개월 전에 언인스톨 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 PC에 죽지않는 불사의 좀비 프로세서를 남겨두는 이런 식의 전자책은 구매하지 않을 것이다. 2000원짜리 이북 한 권 읽으려다 너무 큰 낭패를 본 것 같다.
서너달 전에 이북 뷰어프로그램을 <제어판의 프로그램 추가/제거>를 통해 제거했을때 마땅히 사라졌어야 할 잔재가 < fph.exe 널 원하지 않아! 제발 사라져줄래? >라는 마음으로 아무리 제거 버튼을 눌러도 불사신 처럼 되살아나, 내 PC의 원치않는 동반자로 다가오는 충격과 공포를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아이패드의 이북이 제공하는 것과 같은 사용자 중심의 심플하고 간편한 이북 사용환경을 원한다라고 말한다면,
고객으로서 내가 너무 큰 바람을 말하는 것일까?
이북을 보려던 독자의 컴퓨터에다가 사용자는 알지도 못하는 프로그램들을 유저의 PC에 조금 도가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지저분하게 깔아놓고 나중에 제거하려고 해도 제거가 되지 않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앞으로는 아마존 킨들 에디션과 아이패드의 아이북스 이북 이외의 다른 이북을 구매할 일은 거의 없을 것 같다.
'Personal Essays' 카테고리의 다른 글
키보드 워리어(Keyboard Warrior) (0) | 2013.11.06 |
---|---|
스마트폰 보급확산이 가져온 지하철 내부 환경의 변화 (0) | 2013.04.01 |
명품(名品)이란 무엇인가? (0) | 2013.03.18 |
정보화 시대의 한글, 그 한글의 고마움을 새삼 느끼다. (0) | 2013.03.01 |
아이폰/아이패드와 오관으로 먹는 정보의 맛 (0) | 2013.02.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