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본방을 사수했던 <유나의 거리>라는 드라마가 2014년 11월11일(화) 50회를 마지막으로 종영되었다. 드라마가 끝이나자 왠지 모를 여운이 깊게 남았다.

나는 8월 초 경 무심코 케이블 채널을 돌리다가 우연히 <유나의거리> 19회 중반부쯤의 내용을 재방송으로 접했다. 개인적으로 국내 드라마를 안본지도 거의 1년 가까이 된 것 같은데, 이 드라마의 경우, 주말 및 휴일에 IPTV에 올라와있는 VOD들을 질주했다. IPTV에 VOD로 올라온 분량을 모두 시청하여 본방회수를 따라잡은 26회부터는 두세번을 제외하고는 거의 정규방송 본방을 사수했다. 내가 지금까지 본 한국 드라마들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wiki/유나의_거리


주인공 김창만 역할을 맡은 이희준 이라는 배우의 연기가 참 자연스럽고, 극중 김창만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듯 했다. 개인적으론 김창만에게는 유나(김옥빈)보다는 다영(신소율)이 더 잘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도 하면서, 과연 작가가 창만을 누구와 맺어줄 것인가?도 흥미로왔다. 문간방 장노인(정종준)도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봉반장(안내상), 만복(이문식)도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캐릭터이다. 드라마 속에 녹아있는 <의리와 배려 및 따뜻한 인간미>가 참 좋았다.


사극이 아닌 월화드라마로는 다소 이례적인 50회라는 장편의 분량이 방영되었는데, 드라마에 출연하는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의 개성들이 살아있고 (하다못해 단발성 출연의 조연까지도) 이러한 각각의 개성들이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얽히며 드라마는 물흐르듯 전개되었던 것 같다. <이 드라마 작가 진짜 천재구나!>라는 생각도 여러번 했다. 

구글링 및 위키백과(http://ko.wikipedia.org/wiki/김운경_(작가))에 따르면, 이 드라마의 작가가 과거 <한지붕 세가족> 및 <서울의 달>이라는 전국민 드라마급의 작품을 집필했던 사람이라고 한다.


개인적으로 국내 드라마를 시청하다보면, <내가 왜 이런걸 보고 있지?> 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았다. 이것도 일종의 스트레스라는 생각에 드라마 자체를 끊어버렸던 것 같다. 하지만, <유나의 거리>의 경우, 보고 있으면 마음이 그렇게 편안할 수가 없었다. 드라마가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잔잔하게 전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아마도, 나는 조만간 이 드라마를 처음 1회부터 마지막 50회까지 다시 한번 정주행하게 될 것 같다.

Posted by 200L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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