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원제: The Evolution of the HP Palmtops(HP 팜탑의 진화)

가. 팜탑 전문잡지인 The Palmtop Paper (93년 12월호)에 실린 글[각주:1]

나. 글쓴이는 에버렛 케이져라는 이름의 HP 엔지니어로서, 95LX와 100LX 두 제품 모두의 기획 / 개발 과정에 모두 참여한 사람임

다. 그에 따르면 95LX / 100LX의 개발에는 많은 인원이 투입되었는데, 해당 기사의 글은(93년 12월호) 에버렛 케이져가 The Palmtop Paper와의 인터뷰한 내용으로서, 그가 95LX 및 100LX의 제품개발 과정에서 직접 경험한 것 및  제품 개발 과정에서 다른 팀원들에게 들은 이야기 등을 바탕으로 그의 관점에서 풀어서 이야기 한 것이다.


이 기사를 상당히 흥미롭게 읽었기에 한번 번역해 보았고, 번역에는 의역이 다수 포함되었음


2. <프로젝트 재규어(project Jaguar) 부분을 먼저 번역(상당수 의역 포함)>  

나는 HP에 1976년부터 현장에서 일해왔으며, 근무기간 동안 수십 종의 계산기, HP-01 계산기 시계, HP-85 및 HP-87 컴퓨터, HP110 포터블 컴퓨터 시리즈(Portable computer series), 벡트라 시리즈(Vectra series) 및 베이직 랭귀지 프로세서 카드가 시장에 출시되는 것을 목격해왔다. 나는 생산, 연구/개발, 마케팅(지원) 부서를 거쳐 다시 연구/개발(R&D) 팀으로 복귀했다.[각주:2]


  


HP95LX의 개발 (Developing the HP 95LX)

1990년 여름, 나는 새로운  "재규어(Jaguar)" 프로젝트에 임시로 참여하게 되었다. 나는 신제품의 셀프테스트(self test) 코드(code)를 작성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프로젝트 재규어(Jaguar)는 나중에 HP 95LX가 되었다.


치타가 먼저 시작되다.(Cheetah Comes First)

HP의 코밸리스 랩 및 마케팅 부서(Corvallis Lab & Marketing)는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제품 (information manager)- 제품컨셉(concept)"이 시장에서 꽤 나이스(nice) 한 제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최근까지 코밸리스 랩에서 개발한 다른 제품들 처럼) 이 제품은 새턴(Saturn) CPU 아키텍쳐 기반으로 진행되었고, 연구는 1988년 하반기에 시작되었다. 1989년 1월 쯤에는, 이러한 제품 컨셉이 프로젝트 명 "치타(Cheetah)"라고 이름붙여진 임시 제품 개발 아이디어로 구체화되었다. "치타"는 Time, Schedule, Lists(ToDo, Address, Business), Reports(비용 및 관련 Forms), 계산기(비즈니스 및 과학용) 및 전화번호부 관리 기능을 가지는 기기(device)라는 점에서 HP-19B 계산기와 매우 유사했다. 

  

"치타는 32K의 램(64 및 128K까지 확장 가능)을 내장하고, HP-19B 계산기가 가진 모든 기능은 기본으로 갖추며, 여기에 더해서 정보관리자 기능(feature)들을 추가로 탑재하는 제품이다. 치타는 다른 치타기기(device) 및 PC와의 입출력 기능을 제공한다" 라고 규정했지만, 

디스플레이 및 키보드는 기본적으로 HP-19B 계산기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치타 프로젝트가 재규어로 진화하다. (Cheetah Evolves into a "Jaguar")

1989년 2월말, 프로젝트 명은 "오셀롯"(Ocelot, 표범 비슷하게 생긴 야생동물)으로 바뀌었다. 기본적인 컨셉은 같았으나, 다만 제품의 많은 기능들이 문서화되어 명시적으로 정의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이 단계에서는 제품의 뚜껑이 HP-19B와 같이 옆으로 열리는 방식였다. 하지만, 1989년 전반기에는 현재와 같은 방식인 아래에서 위로 열리는 형태로 변경되었다. 프로젝트 이름도 다시 "재규어(Jaguar)"로 바뀌었다.


프로젝트의 이름이 "재규어"로 바뀌면서, 제품의 많은 특징들이 보다 더 잘 정의되었으나, 제품의 최종(안)이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었다. 개발자들 중 한 명인 '수잔(Susan)'은 그녀가 직접 작성했던 제품 개발일지를 여전히 가지고 있었는데, 그녀에 따르면 이 문서에는 Time Manager(Appointment)에 포함되어야할 기능들을 기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있다. 하지만, 수잔(Susan)이 구상한 Time Manager의 특징들 중 많은 것들이 HP 95LX 제품에서 구현되지 못했다. 이후 HP100LX 제품에 이르러서야 그녀가 구상했던 Time Manager의 특징들이 완전히 HP 100LX의 Appointment Book에서 반영될 수 있었다. (Susan과 Jean에 의해 작성되었됨)


아직까지는 명백히 옳다고는 할 수 없는 단계(Still Not Quite Right)

1989년 8월, 마침내 경영진으로부터 재규어 프로젝트(Jaguar project)의 구상단계에서 벗어나 실제로 개발을 추진해도 좋다는 승인이 떨어졌다. 하지만, 개발팀은 재규어 프로젝트가 신제품으로 가져야할 결정적 한방이 아직까지는 무엇인가 부족해 보인다는 느낌을 떨칠 수가 없었다. 이러한 이유로, 개발팀은 신제품(프로젝트 재규어)이 아마도 스프레드쉬트 프로그램을 가져야할 것 같다는 논의를 하기 시작했다. 논의는 재규어에 탑재될 이러한 스프레드쉬트 프로그램을 자체적으로 개발할 것인지 아니면 아웃소싱을 통해 공급을 받을 것인지에 대한 단계까지 진행되었다. 그리고, 재규어에 스프레드쉬트 프로그램의 탑재를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 새턴(Saturn) CPU 대신 표준 PC의 CPU를 채택하는 것은 어떨지에 대한 논의도 진행되었다.



 [ 시간 순서로 살펴본 HP 95LX 개발 초반시점부터 100LX 이르기까지의 프로젝트 名 변경 과정, 비슷한 생김새의 고양이과 동물이름을 차용한 것이 재미있다. ][각주:3]




HP와 로터스社의 파트너쉽(HP / Lotus Partnership)

1989년 9월말, 로터스社의 경영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들(로터스社 경영진)은 HP社가 구상하고 있는 PIM기능(Personal Information Management, 개인정보관리 기능)을 갖춘 휴대형 스프레드쉬트 머신(portable 1-2-3 machine)의 개발의 동참가능 여부에  관심을 보였다. HP社는 로터스에게 앞으로 재규어를 어떤 식으로 개발해나갈 것인지를 설명해주었는데, 놀랍게도 로터스社가 이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신제품의 컨셉(concept)이 HP社가 생각하고 있는 그것(재규어)과 매우 유사했다.


결국, 로터스社는 HP社의 재규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로터스와의 공동개발을 쉽게 하기 위해, 하드웨어의 아키텍쳐(Hardware Architecture)를 기존의 HP 새턴 계산기 컨셉에서 인텔 PC의 컨셉(Intel/PC)으로 변경했다. HP는 하드웨어 및 계산기 소프트웨어 부분[각주:4]을 개발하고, 로터스(Lotus)는 PIM, 통신 및 1-2-3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이 시점에서, 재규어(Jaguar)의 하드웨어는 IBM PC 호환기종들과 유사한 모습을 가지는 것으로 결정되었으나, 그렇다고 해서 재규어가 지금의 HP95LX와 같은 형태의 MS-DOS 머쉰은 아니었다. 로터스가 기본 내장 어플리케이션들을 구동하기 위한 로우 레벨(low-level) 코드를 상당부분 작성하였으나, 더이상 진전이 없었다. 결국, 재규어에는 OS로서 DOS 호환(compatible)이 바람직할 것 같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여러 DOS 프로그램들의 검토 끝에, HP는 마침내 ROM에서 실행가능한 MS社의 DOS 3.2 버전을 재규어에 탑재하기로 결정했다.


코밸리스 사업부(The Corvallis Division)는 원래 HP110 및 포터블 컴퓨터를 개발해왔기 때문에 DOS 머쉰(machine)에는 풍부한 경험이 있었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당시는 DOS 머신관련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HP社의 다른 사업부로 이동해 있는 상태였다. 결과적으로, 당시의 코밸리스 사업부의 연구개발팀(Corvallis Division R&D)내에는 도스를 탑재한 PC와 관련된 개발경험을 갖춘 인원들이 부족한 상태였다. 하지만, 코밸리스 사업부는 작고 튼튼한 휴대형 계산기를 만드는데 뛰어난 역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로터스社의 경우, PC 및 MS DOS 에 풍부한 경험과 역량을 가지고 있었다. 이러한 두 회사의 역량이 시너지를 일으켜 재규어의 개발에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재규어 프로젝트를 HP95LX라는 신제품으로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HP社의 코밸리스 사업부의 95LX 개발팀은 PC와 MS-DOS에 관련된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은 이후에 HP社가 주도적으로 HP100LX를 개발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프로젝트 재규어의 공격적인 개발(Aggressive Development for Jaguar)

1989년 12월, 재규어 2(최초의 재규어와 전체적으로 하드웨어가 변경되어서 2라고 불렀지만, 나중엔 그냥 재규어라고 불렀다.)가 구체적인 개발단계로 접어들었다. 제품 생산(양산) 목표 시기는 1991년 1월로 잡혔다. 불과 13개월 후인데, 이것은 재규어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매우 빡빡하고 타이트(aggressive, tough, tight)한 일정이었다. 


재규어는 실제로는 1991년 3월이 되어서야 제품 생산에 돌입할 수 있었다. 1989년 말쯤만 하더라도, 512K의 ROM과 128K의 RAM을 갖춘 팜탑(palmtop)을 $595의 가격으로 출시하려고 했는데, 재규어의 스펙(spec)이 1990년 여름 쯤 1M의 ROM과 512K의 RAM을 갖춘 팝탑으로 변경되면서 가격역시 $699가 되었다. 


휴대형 1-2-3 컴퓨터 이상의 머신이 되다. (Become More than a "Portable 1-2-3" Computer)

처음에 로터스社는 처음에 HP95LX를 PIM 소프트웨어를 갖춘 "portable 1-2-3(휴대형 1-2-3)" 기기 정도로 포지셔닝(positioning)했다. 그런데, 어느 시점에서 HP社는 여기에 더해 유저가 직접 MS-DOS 프롬프트(prompt)에 접근이 가능해서 HP95LX에서 다른 MS-DOS 프로그램들도 실행할 수 있도록 만들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로터스社는 Filer 에 도스쉘 기능을 추가했다. 이렇게 MS-DOS 프로그램을 직접 쉘을 통해 실행시킬 수 있도록 한 것은 향후 HP社의 팜탑 제품라인의 개발, 마케팅 및 포지셔닝에 있어서 핵심적인 특징이 되었다. 


... 중략 ...


  

   [ 경향신문 1991. 4.25에 소개된 95LX]


하나의 팀으로서 제품을 개발 (Development a Team Effort)

나는 한동안 재규어 프로젝트에서  셀프테스트 코드를 작성하는 일에 관여했었다. 일이 끝나고 나는 내가 쉐어웨어 게임(shareware game)을 만들때 사용했던 그래픽 루틴에 기초한 로우 레벨(low-level) 그래픽 코드와 몇년전 HP110 포터블 개발 당시 작성한 타이거폭스(TigerFox) 코드를 재규어용으로 포팅(porting)하여 Hearts & Bones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이후, 내게는 A드라이브 또는 C:ROM/RAM 디스크에 접근 가능한 디스크 드라이버 소프트웨어(disk driver software)를 작성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제품 개발 후반부에, 나는 글로벌 패스워드 코드(global password code)를 작성했다.


계산기 프로그램은 주로 다섯 명의 엔지니어(Pat, Bill, Stan, Jean, 그리고 Bruce)들에 의해 개발되었다. 스탠(Stan)은 계산기용 BCD 수학 라이브러리, 번역 루틴 등에 수년에 걸친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는데, 이러한 경험을 살려 Intel CPU에 최적화된 계산 라이브러리 개발을 맡았다. 진(Jean)은 Solver 모듈에 관련된 개발을 맡았다. 빌(Bill)은 디스플레이 루틴 및 Solver의 유저 인터페이스의 거의 대부분을 맡아 작성했다. 브루스(Bruce)는 숫자 계산 및 calc line, 스택(stack) 등과 같은 부분을 맡았고, 그래프를 그리는 루틴(graphing routine)을 최적화 하는 작업을 도왔다. 팻(Pat)은 총괄적인 작업을 조율함과 동시에 TVM과 List, 단위환산 및 변환 등과 같은 다른 모듈들을 대부분 개발했다. 


짐(Jim)은 바이오스(BIOS)를 채택했으며, 린(Lynn)은 DOS, 메모리 맵핑, 및 롬 빌딩(ROM building)을 맡았다. 에릭(Eric)은 우리팀에 합류하려고 애썼고, 결국에는 팀에 합류하여 프로젝트 작업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이 외에도 HP 95LX 개발 작업에 참여한 다른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HP와 로터스社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연구소 및 마케팅, 생산, 고용, 선적, 서포트 등의 다양한 부서로부터 많은 사람이 참여했다.


나는 예전에 참여했던 HP-85 컴퓨터[각주:5] 개발 프로젝트 이후, 재규어 프로젝트만큼 즐겁게 일했던 적이 없었다. 95LX는 위대한 팀에 의해 개발된 혁명적인 제품[각주:6]이었다. 제품이 발표되자마자, 많은 잡지와 TV의 커버 스토리를 장식했고, NBC Nightly 뉴스에도 보도되었다. 재규어와 같은 프로젝트는 매우 드물다.


  1. 2개월에 한번씩 나왔던 잡지, 2000 하반기 빌헹중지, 원문은 http://www.palmtoppaper.com/ptphtml/12/pt120055.htm [본문으로]
  2. 해당 제품 사진을 보려면 http://www.hpmuseum.net/ 에 접속해서 해당 모델을 키워드로 검색 [본문으로]
  3. 사진의 출처는 모두 MS Encarta 백과사전, 쿠거(Cougar)는 퓨마(Puma) 또는 마운틴 라이언(mountain lion)으로도 불리운다. [본문으로]
  4. 당시 HP는 계산기 개발에 핵심역량을 갖고 있었음, 실제로 시장에 다양한 계산기를 출시해왔다. 81년 출시된 HP12C 재무계산기는 아직까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본문으로]
  5. HP-85 컴퓨터는 HP社가 제작한 최초의 저가형 컴퓨터였다. 빌트인 디스플레이, 프린터, 테이프 드라이버, 키보드, 네개의 입출력 슬롯과 베이직을 내장한 ROM을 갖추고 있었으며, 1980년 1월에 $3,250의 가격으로 출시되었다. [본문으로]
  6. revolutionary product by a great team [본문으로]
Posted by 200LX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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