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보급확산이 가져온 지하철 내부 환경의 변화
한동안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다가 지난 토요일 오후 정말 오랫만에 지하철을 탔다. 깜짝 놀랬다.
재작년부터인가 지하철을 탈때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지를 살펴보곤 했다. 작년 이맘때쯤엔 특정 칸에 탑승한 지하철 승객들 중 어림잡아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제 살펴보니 승객들 중 적어도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더라.
더군다나, 사람들마다 들고 있는 스마트폰 기기의 크기도 매우 다양해져있었다. 스타일러스 팬을 이용하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띄었고, 7인치 태블릿을 보고있는 사람도 간간히 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우연의 일치였는지 모르겠지만, 신문을 보는 사람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신문기사를 검색해보니 지하철 무가지 중 AM7이라는 매체가 무기한 휴간을 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기사 링크: '무가지' 사라지나?, 국제신문 2013-3-29>

[사진] 타블로이드를 읽는 지하철 승객들, 이미지 from 위키피디아(wikipedia), http://en.wikipedia.org/wiki/Rush_hour
지하철 속에서 든 두어가지 생각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러시아워 시간에 지옥철이 되는 특정구간이 있다. 이러한 지옥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승객사이를 마구 밀어재치며 무가지를 수집하는 일부 할아버지/할머니 또는 아주머니에게 시달렸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이분들에게는 무가지는 곧 돈이고, 승객은 무가지 수거에 방해가 되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에 지옥철에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승객들을 인정사정 없이 마구 밀어붙인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불편함이 자연스럽게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지하철 공사 측에서 <다 본 무가지를 지하철 선반 위에 올려놓지 말기>, <무가지는 개찰구 근처 수거함에 버리기> 같은 캠페인을 아무리 벌여도 잘 해결이 되지 않던 문제인데, 이러한 문제가 스마트폰의 보급확산에 따른 환경의 변화로 한번에 해결되는 듯 하다.
< ※ 링크: 「무가지 수거」 를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온 신문기사: 오마이뉴스 2008-10-16>
2. 7인치 태블릿이 많이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태블릿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적었다. 스마트폰을 들고있는 사람들의 수가 압도적이었다.
1) 우선 드는 생각은
스마트 폰의 화면에 보여지는 글자크기는 거의 깨알만한 수준인데,
달리는 지하철의 진동이 존재하는 환경 하에서 저렇게 작은 글자를 오래 보고 있으면
시력에 그리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구나. 현대인의 시력저하에 스마트폰이 한 몫하겠구나...
2) 태블릿의 경우 스크린에 표시되는 글자 크기가 제법 크기때문에 그래도 눈이 덜 피곤할 것 같은데
태블릿 이용승객이 적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 2-1 ~ 2-6 은 순전히 개인적인 추론에 불과하다.)
3. 4인치 형태의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 수가 제법 되었다.
사실 4인치 형태의 스마트폰은 폰(phone)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핸드폰이라기 보다는 정보기기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원래는 화면크기 확대로 인한 정보표시의 풍부함이 커질 수록 그로 인한 전화로서의 불편함 역시
비례해서 증가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정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드라마 PPL 또는 각종 광고들을 통한 프로모션의 영향이 큰 것 같다.
3-1) 사람들 손에 들려있는 4인치 형태의 스마트폰을 보니 2000년대 초반 포켓피씨라고 불리웠던 PDA와 다른 점이 하나도 없었다. 즉, 지금 사람들 손에 들려있는 4인치 스마트폰은 (엄밀히 말하면 정보기기) PDA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다만, 사람들이 이러한 정보기기를 더이상 PDA라고 부르지 않을 뿐인 것이다. |
※ 정확한 화면크기가 알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4.7 ~ 5.5 인치라고 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 HP에서 생산되던 PDA의 화면사이즈가 4인치이므로,
지금의 4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을 PDA라고 부르더라도 그리 어폐가 있다고 할 수 없는 LCD 크기인 것이다. 음성통화가 주된 용도라면, 4인치 이상의 크기는 분명히 쾌적한 통화에 방해가 되는 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보면 전화기라기 보다는 정보기기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은 이러한 크기의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스마트폰의 이용량을 총량차원에서 볼때, 음성통화 < 데이터 임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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