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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지하철을 이용하지 않다가 지난 토요일 오후 정말 오랫만에 지하철을 탔다. 깜짝 놀랬다.

재작년부터인가 지하철을 탈때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지를 살펴보곤 했다. 작년 이맘때쯤엔 특정 칸에 탑승한 지하철 승객들 중 어림잡아 절반 이상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어제 살펴보니 승객들 중 적어도 80% 이상이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있더라. 

 더군다나, 사람들마다 들고 있는 스마트폰 기기의 크기도 매우 다양해져있었다. 스타일러스 팬을 이용하는 사람도 간혹 눈에 띄었고, 7인치 태블릿을 보고있는 사람도 간간히 보였다. 

 더 놀라운 것은 우연의 일치였는지 모르겠지만, 신문을 보는 사람이 한 명도 눈에 띄지 않았다는 것이다. 집에 돌아와 신문기사를 검색해보니 지하철 무가지 중 AM7이라는 매체가 무기한 휴간을 하게 되었다는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기사 링크: '무가지' 사라지나?, 국제신문 2013-3-29


지하철 속에서 든 두어가지 생각들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1. 러시아워 시간에 지옥철이 되는 특정구간이 있다. 이러한 지옥철을 이용하는 사람들에겐

승객사이를 마구 밀어재치며 무가지를 수집하는 일부 할아버지/할머니 또는 아주머니에게 시달렸던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이분들에게는 무가지는 곧 돈이고, 승객은 무가지 수거에 방해가 되는 존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에 지옥철에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는 승객들을 인정사정 없이 마구 밀어붙인다. 그런데, 이제 이러한 불편함이 자연스럽게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지하철 공사 측에서 <다 본 무가지를 지하철 선반 위에 올려놓지 말기>, <무가지는 개찰구 근처 수거함에 버리기> 같은 캠페인을 아무리 벌여도 잘 해결이 되지 않던 문제인데, 이러한 문제가 스마트폰의 보급확산에 따른 환경의 변화로 한번에 해결되는 듯 하다.


< ※ 링크: 무가지 수거」 를 키워드로 검색해서 나온 신문기사: 오마이뉴스 2008-10-16>


2. 7인치 태블릿이 많이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의외로 태블릿을 이용하는 사람의 수가 적었다. 스마트폰을 들고있는 사람들의 수가 압도적이었다. 

1) 우선 드는 생각은

    스마트 폰의 화면에 보여지는 글자크기는 거의 깨알만한 수준인데, 

    달리는 지하철의 진동이 존재하는 환경 하에서 저렇게 작은 글자를 오래 보고 있으면

    시력에 그리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겠구나. 현대인의 시력저하에 스마트폰이 한 몫하겠구나... 


2) 태블릿의 경우 스크린에 표시되는 글자 크기가 제법 크기때문에 그래도 눈이 덜 피곤할 것 같은데

    태블릿 이용승객이 적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2-1) 아마도 사람들은 한 번에 한가지 이상의 기기를 들고다는 것을 그리 선호하지 않고,

            별도로 태블릿을 꺼내기 귀찮아서 일까?

    2-2)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 중에서 아직까지 태블릿을 별도로 구매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일까?

    2-3) 스마트폰으로 접속하는 컨텐츠는 게임 또는 실시간 정보일텐데,

           역시 지하철과 같은 이동환경 하에서는 집적도가 낮은 엔터테인먼트적 컨텐츠[각주:1]의 소비가 

           많은 것이 아닐까?

    2-4) 지하철에서 지원되는 와이파이의 이용환경이 개선되면 태블릿을 손에 든 사람들이 더 늘어날까?

    2-5) 지하철은 앉아있을때보다 서 있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서 있을 경우 한 손은 손잡이를 붙잡아야 하므로, 한 손으로 쥐고 이용해야하는 환경적 문제 때문이 아닐까?

           이런 연유로 4인치 형태의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지는 것은 아닐까?

    2-6) 아이폰의 영향력 약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실제로 아이폰을 손에 들고 있는 사람보다 

           4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이 더 뽀대나 보였다. 

         아이폰이 상대적으로 더 초라해보였다.

   (※ 2-1 ~ 2-6 은 순전히 개인적인 추론에 불과하다.)


3. 4인치 형태의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사람 수가 제법 되었다. 

    사실 4인치 형태의 스마트폰은 폰(phone)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것이라 생각했다.

    핸드폰이라기 보다는 정보기기라고 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 같다. 

    원래는 화면크기 확대로 인한 정보표시의 풍부함이 커질 수록 그로 인한 전화로서의 불편함 역시

    비례해서 증가하기 때문에, 사용자들에게 정착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드라마 PPL 또는 각종 광고들을 통한 프로모션의 영향이 큰 것 같다.


    3-1) 사람들 손에 들려있는 4인치 형태의 스마트폰을 보니

           2000년대 초반 포켓피씨라고 불리웠던 PDA와 다른 점이 하나도 없었다.

           즉, 지금 사람들 손에 들려있는 4인치 스마트폰은 (엄밀히 말하면 정보기기) PDA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다만, 사람들이 이러한 정보기기를 더이상 PDA라고 부르지 않을 뿐인 것이다. 

 ※ 정확한 화면크기가 알고 싶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4.7 ~ 5.5 인치라고 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 HP에서 생산되던 PDA의 화면사이즈가 4인치이므로, 

     지금의 4인치 이상의 스마트폰을 PDA라고 부르더라도 그리 어폐가 있다고 할 수 없는 LCD 크기인 것이다. 음성통화가 주된 용도라면, 4인치 이상의 크기는 분명히 쾌적한 통화에 방해가 되는 요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찌보면 전화기라기 보다는 정보기기라고 하는 것이 더 적합할 것 같은 이러한 크기의 스마트폰을 선택하는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이는 현재의 스마트폰의 이용량을 총량차원에서 볼때, 음성통화 < 데이터 임을 새삼 확인시켜주는 것 같다.

  1. 노매딕 속성보다 모바일 속성에 가까운 컨텐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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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들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정보기술, 과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많은 어휘들이 있겠지만, 그중 하나를 꼽자면 명품(名品) 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최근 한국에서는 명품이라 하면, 루OOO, 샤O, 구O 등과 같은 고가의 가방, 패션의류를 떠올리는 사람이 많을 것 같다. 


 명품의 사전적 의미를 네이버 사전에서 찾아봤다.

○ 명품: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

 사전적 의미로만 보아서는 가격이 비싸다는 이른바 '고가(高價)'의 물건이라는 설명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외국어로는 어떤가 알고싶어 영한사전을 검색해봤다. 

○ 명품: 1. 뛰어난 작품, masterpiece, masterwork
            2. 이름난 상품, brand-name product, designer label


 영한사전의 검색 결과, 두개의 서로다른 말이 한국어로는 동일하게 명품으로 번역되고 있음을 알게된다.

 최근 한국의 핫 키워드(hot keyword)로 자리잡고 있는 명품(名品) 가방, 의류의 경우, 위의 영한 사전 의미 중 2. 에 해당하는 것이다. 2. 이름난 상품, 즉, brand-name product는 디자이너 또는 특정 이름을 빌어 비싸게 팔리는 제품이라는 것을 예문을 통해 알 수 있었다. 

2.의 예문으로 luxury goods, luxury item(고가의 사치품), luxury cosmetics(고가의 화장품) 같은 어휘가 등장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 네이버의 영한사전에 나오는 예문들이다. 

 사실 우리사회에서 명품이라는 의미가 2.의 의미로 주로 사용된지는 2000년대 이후, 특히나 매스미디어 등에서 PPL(Product PLacement) 광고(드라마 주인공 등 등장인물이 특정 회사의 상품을 들고 등장함)가 본격적으로 차용되면서였던 것 같다.
 하지만, 내 기억으로는 80 ~ 90년대에는 명품(名品)이라고 하면, 주로 1.의 의미로 사용되었던 것 같다. 

 물론, 장인이 모든 생산을 전부 수공으로 직접 만드는 클래식 악기(스트라디바리 같은 바이올린 등)나 V사 스위스 기계식 시계 같은 경우, 가격도 비싼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명품이 된 것이 아니라, 이에 앞서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제품 본연의 가치와 성능을 보여주었기 때문에 이에 따라 뛰어난 작품, 물건으로 사람의 입에 오르내렸고 이것이 바로 명성으로 이어져 명품(名品)이 된 것일 것이다. 

※ 위에서 제품 본연의 가치라 함은  
예를 들어 바이올린의 경우 세월에 관계없이 탁월한 음색, 스위스 기계식 시계의 경우 세월의 흐름에 관계없이 변함없는 시간의 정확성과 탁월한 성능 등을 말하고 싶다.


 명품의 유사한 말들을 살펴봐도, 명작, 일품, 걸작, 수작 등과 같은 단어들을 찾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말들에 가격이 높다라는 말은 없는 것 같다. 가격이 높아서 명품이 아니라, 그 품질과 성능, 시간의 흐름에 변함없는 가치 등으로 인해 가격은 독립변수가 아닌 종속변수로 부차적으로 따라온 것이 아닐까?

그런데, 한국사회에서 명품이라고 불리우는 고가의 가방, 지갑, 장신구 등은 가격이 높아서 명품이라고 불리우는 것 같다. 사람들은 상식적으로 바라볼때, 고가의 사치품에 속하는 명품 가방에 상당한 가격적 거품이 끼어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높은 가격이 충족시켜주는 만족감 같은 것에 위안을 얻는 것 같다. 과연 그 원가는 얼마나 할까? 소위 말하는 이름값이라는 것이 그 제품에 원가대비 엄청난 프리미엄을 지불할 만큼 가치가 있는 것일까?


경영학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BSC(Balanced Score Card)라는 관리회계이론으로 유명한 캐플란 교수님의 경우, 위와 같은 상황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였다. 

원래는 말이 마차를 끄는 것이 정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종종 마차가 말을 끄는 비정상적인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시간의 흐름에 변함없는 품질과 성능과 같은 가치 등으로 인해 명품으로 인정받고 자연스럽게 가격이 높아진 것이 말이 마차를 끄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가격이 비싸서 명품이라 불리워지고 이러한 높은 가격의 제품을 소유함으로써 파생되는 심리적 만족감을 가리켜 가치라고 암묵적으로 합의하고 있는 상황은 마차가 말을 끄는 격인 것이다. 

다른 나라의 경우 경제불황의 여파로 luxury goods의 가격이 내렸는데, 유독 한국에서만 명품이라는 단어로 번역[각주:1]되는 luxury goods의 가격이 오히려 올랐다는 이야기를 대화중에 우연히 듣고 생각난 것을 그냥 두서없이 정리해보았던 글이다.

  1. 반대로 생각하면 명품이라는 표현으로 높은 이익을 창출한 기업들의 마케팅 능력이 칭찬받아야 하는 것일지도...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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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 글 아이패드의 미래 - (2) 아이패드의 포지셔닝과 그 경쟁력 에서는 아이패드가 처음 등장할 당시, 노트북 또는 데스크탑 PC와는 다른 가치를 제공하며 신시장을 개척한 과정을 아이패드가 고객에게 제공하는 특정한 가치(value) 중심으로 살펴보았던 것 같다. 


아이패드를 살펴보면서 일관되게 적용하는 이론적 잣대는 크리스텐슨 교수님의 와해성 혁신이론이다. 이 이론은 이노베이터의 딜레마(Innovator's Dilemma)[각주:1]라는 책에서 처음 소개되었고, 이 후 이노베이터의 솔루션(Innovator's Solution, 국내 번역서의 제목은 성장과 혁신)에서 어느정도 이론적 완성을 갖추었다. 크리스텐슨 교수님은 혁신 기술을 바라볼 때 기술(제품)과 고객들의 특성(attribute)을 살피는 것보다는 고객들이 그 기술(제품)을 어떠한 환경(circumstance)에서 어떠한 행동을 통해 소비하는지를 살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하신다. 


이전 글인 <아이패드의 포지셔닝과 그 경쟁력>은 2011년에 작성해두었던 글을 편집한 것으로 2010년 시점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다. 이 시점에서 와해성 혁신 모델을 적용해서 아이패드가 기존의 노트북 같은 노매딕 컴퓨팅(Nomadic Computing)[각주:2] 기기와의 직접적 충돌을 회피하는 유형을 설명했다. 기존에 존재하는 제품/시장이 아닌 새로운 시장에서 새로운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생태계, 이른바 가치네트워크(Value Network)를 형성하는 과정을 소개했다. 이러한 모델을 크리스텐슨 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신시장 중심의 와해성 혁신 모델>이라 부르고 있다.[각주:3]


이제는 아이패드가 처음 시장에 출시된 2010년 시점과는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봐야한다. 지금 시점에서 적용해볼 것은 이노베이터의 솔루션(Innovator's Solution)에 등장하는 두 가지 와해성 혁신 모델 중 <로우엔드 중심의 와해성 혁신>이라는 것이다. <신시장 중심의 와해성 혁신 모델>이 서로 다른 가치네트워크에 존재하는 기술/제품간의 시장경쟁을 설명하는 것이라면, <로우엔드 중심의 와해성 혁신 모델>은 동일한 가치 네트워크에서의 혁신 기술/제품간 경쟁을 조명한다.




위 그림은 로우엔드 중심의 와해성 혁신을 설명하는 것[각주:4]이다. 

위 그림에서 A시점은 아이패드가 시장에 처음 출현했을 때(2010년 시점)에 해당한다. 아이패드는 PC 프로그램에 비해 심플하면서 특정 기능만 제한적으로 수행하는 일종의 유틸리티(utility) 성격을 지닌 어플리케이션을 중심으로 구동된다.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을 아이패드 플랫폼[각주:5]에서는 앱(App)이라고 부른다. 하이엔드 유저가 필요로하는 고밀도 창조적 작업을 하기에는 부족했다. 하지만, 태블릿 사용자의 기본적인 니즈에 해당하는 PDF 문서파일 읽기, 10인치 화면에서 웹브라우징, 메모 수준 또는 저널(journal) 같은 심플한 텍스트 중심의 글 작성 등이 인스턴트온(Instant On)[각주:6]으로 제공되는 것과 같은 기본적인 니즈만 충족되어도 만족하는 로우엔드 유저가 많았기 때문에 아이패드는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었다. 즉, 아이패드가 처음 시장에 소개되는 시점에서 태블릿 유저들의 성능 요구수준은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B시점에 이르게 되면, 태블릿으로 조금 더 높은 수준의 작업(예를 들면 노트북 수준의 워드프로세싱, 음악 작곡 및 편집작업 등)을 하고싶어하는 유저들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고객들의 기대수준도 증가하게 된다. 이를 위해, 새로운 버전의 iOS가 계속 업데이트 되고, CPU 등과 같은 프로세싱을 위한 내부 요소 및 디스플레이 등의 성능 향상 등과 같은 아이패드의 성능향상도 동반된다. 

이 시점에서 한편에는 아이패드로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어하는 하이엔드 유저들이 존재하고, 이들에게 아이패드는 여전히 성에 차지 않을지 모른다. 이들은 다음 버전의 아이패드가 출시되면 카드 할부를 두려워하지 않고 일단 구매할 잠재고객들이다. 일종의 컬트적 성향도 지니는 것 같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PDF 문서 읽기 또는 기초적인 웹브라우징과 같은 기본적인 성능만으로도 그 니즈(Needs)를 충족하고도 남음이 있는 고객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러한 하이엔드 유저와 로우엔드 유저 사이에 존재하는 요구성능의 차이를 오버슈팅(over shooting)[각주:7]이라고 한다. 오버슈팅은 시장에서 또다른 기회를 만들어 낸다. 로우엔드 유저에게 꼭 필요한 성능만을 갖추고 아이패드에 비해 훨씬 낮은 가격(low price)에 출시되는 제품들이 등장하는 것이다. 


시간이 더 지나서 C 시점에 이르러서는 오버슈팅이 더 커지고 있음을 알게된다. 오버슈팅이 커지면 커질수록 로우엔드 유저들은 저렴한 가격에 그들이 원하는 기본적인 기능을 충실히 하는 제품에 더 큰 매력을 느끼게 된다. 로우엔드 유저에게 가장 중요한 가치는 다른 그 무엇보다도 가격(price)임을 잊지말아야 한다.이러한 로우엔드 유저는 아이패드에 대한 충성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는데, 신규 기업들은 애플 입장에서는 충성도가 낮은 고객층을 낮은 가격을 무기로 가로채면서 성장하게 된다. 신규 기업들은 이러한 고객들을 기반으로 애플이 기존에 창출한 가치 네트워크에서 조금 더 높은 수준의 니즈를 가진 그러나 역시 가격에 민감한 고객층을 차례로 공략해나가게 된다. 로우엔드 와해성 신규 진입 기업들은 가격을 무기로 아이패드와 경쟁하는 과정에서 얻게 되는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하면서 결국에는 애플의 제품과 질(Quality)적인 면에서 손색없는, 그러나 가격은 더 저렴한 제품으로 하이엔드 시장에서도 애플과 정면승부를 펼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지금 시점에서도 아이패드보다 성능이 하나도 뒤질 것이 없으나 가격은 훨씬 저렴한 제품이 눈에 띈다. 구태여 유명한 경영학자의 말을 빌릴 것도 없이 저렴하거나 거품을 뺀 가격은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value)라는 점은 자명하다.[각주:8]


요약하면, 하이엔드 태블릿을 제작하는 애플 입장에서는 가격경쟁에 있어서 불리하기 때문에 원가절감을 무기로 저가격 또는 거품을 뺀 가격으로 치고들어오는 업체에 로우엔드 시장을 빼앗기게 되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하이엔드 시장에 더욱더 치중하는 경향이 강할 수 있다. 애플 입장에서는 태블릿 시장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오버슈팅되는 상태에서, 태블릿의 가격을 대폭 낮춰 중저가 태블릿들의 공세에 맞서든지, 아니면 성능을 더 올려서 가격을 더 받더라도 하이엔드 유저 시장으로 계속 진출해야 하는 선택지가 주어지는 샘이다.


현재 시점에서 안드로이드라는 운영체제를 탑재한 다양한 가격대의 태블릿 제품들에 상기의 과정을 적용해보면, 향후 시장에서 제품간 경쟁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를 보다 객관적으로 예상할 수 있다. 각 기업의 전략 성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시장에서의 진검 승부는 지금부터? 

비단 저가형 안드로이드 태블릿 뿐만 아니라, 아마존(Amazon)의 킨들(Kindle)이라고 하는 제품 역시 최근 로우엔드 유저를 공략하는 제품을 계속 출시하고 있다. e-잉크(e-ink)라는 것을 사용한 제품은 장시간 읽어도 눈의 피로감이 없으면서, 아이패드에 채용된 디스플레이(display)에 비하면 원가면에서 훨씬 저렴한 제품이다. 앞으로 저가형 킨들이 e-잉크를 사용하면서도 텍스트 프로세싱(text processing) 능력이 향상되어 분량이 큰 PDF 문서의 읽기에도 무리가 없고, 웹브라우징(web-browsing)까지 원활하게 지원하게 되었을때,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을 예상하는 것은 생각보다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위 그림은 이 글을 쓰는 시점에 실제 아마존에서 판매되고 있는 킨들 페이퍼화이트라는 제품이다.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품이 현재 119달러(한화 약 13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다. 아이패드의 직접적인 경쟁상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킨들 페이퍼화이트 제품이 제공하는 가치(value) 역시 현재 태블릿들이 제공하는 가치들 중에 포함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각주:9] 크리스텐슨 교수님 식으로 말하자면, 태블릿이라는 동일한 가치네트워크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킨들 페이퍼화이트와 같은 유형의 태블릿의 구매를 고려하는 고객에게 아이패드에서 제공되는 화려한 고밀도 그래픽 화면, 다양한 게임, 20만종이 넘는다는 각종 앱(app) 등은 단지 오버슈팅(overshooting)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단지 편안하게 글을 읽고, 웹브라우징 정도까지만 원활하게 지원 되는 것이다. 물론 이 제품이 아직까지는 대용량 PDF 파일을 읽기에는 역부족이고, 웹브라우징 역시 한계가 있다고 하지만 (그래서 아직까지는 아마존이 제공하는 이북 머신용도로 주로 사용되지만), 앞으로 이러한 점이 보완된다면 태블릿 시장에서 로우엔드 유저들을 상당수 흡수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더욱이 e-잉크 자체의 장점으로 인해 장시간 글을 보아도 눈이 덜 피곤하다는 것 역시 시장점유율 확대에 큰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1. 경영학계의 아인슈타인이라고 불리우는 클레이튼 크리스텐슨 교수가 쓴 혁신이론서, 산업 내에서 또는 이종 산업간 혁신의 다이너믹스를 잘 설명하고 있다. 그의 이론은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이라고 불리운다. [본문으로]
  2. 노매딕 컴퓨팅에 대해서는 http://200lx.tistory.com/13 및 http://200lx.tistory.com/9 글을 참고하면 도움이 될 것 같다. [본문으로]
  3. 성장과 혁신 p78~93 [본문으로]
  4. 위의 그림은 「성공기업의 딜레마」라는 책에 나오는 혁신모델이라고 하는 그래프이다. 어떠한 기술이 혁신을 통해 시장에서 자리를 잡게 될때, 이 기술을 최초 상업화한 선발 기업이 있고, 뒤늦게 이 산업에 뛰어든 후발 기업이 있을 수 있다. 기술이 최초에 상업화된 시점에서는 성능이 아무래도 부족하기때문에 선발 기업은 신제품 출시를 통해 끊임없이 성능개선을 추구하고, 이를 통해 다시 노하우와 기술력을 축적해나간다. 반면, 후발 기업의 경우, 기술력 등에 있어 선발기업과 격차를 가질 수 밖에 없고, 성능에 대한 기대수준이 낮은 로우엔드시장을 저가격(low price)을 무기로 공략하는 것이 일반적인 패턴이다. 노트북 산업을 예로 든다면, 노트북을 통해 대규모 데이터와 대용량 프로세싱을 필요로하는 통계 프로그램 사용자, 역시 프로세싱 능력이 많이 필요한 캐드(CAD) 프로그램 사용자, 고사양 그래픽을 필요로하는 최신게임을 하려는 유저 등과 같이 성능에 대한 기대수준이 높은 하이엔드 고객층이 있는 반면에 간단한 문서작성, 이메일 확인/발송, 웹서핑 등과 같은 기본적인 작업 등과 같이 노트북 성능에 대해 기대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은 로우엔드층 고객이 존재한다. 후발주자가 타겟(target)으로 삼는 것이 후자인 로우엔드층 고객이고, 주 공략방법은 낮은 가격이다. 선발주자의 경우, 로우엔드 시장에서는 가격경쟁에서 상대가 되지 않기때문에 마진이 많이 남는 상위시장인 하이엔드 시장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고성능의 제품 개발 및 생산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본문으로]
  5. 쉽게 생각해서 <하드웨어+소프트웨어>라고 보면 된다. [본문으로]
  6. 전원스위치(On) 버튼을 누르자 마자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 인스턴트 온 기능을 통해 사용자는 PC를 사용하기 위해서 한참을 기다려야하는 부팅(booting) 과정 없이 바로 태블릿을 이용할 수 있다. [본문으로]
  7. 한글로 번역하자면 성능과잉, 또는 필요이상으로 제공되는 성능, 과잉성능 등으로 표현할 수 있겠다. [본문으로]
  8. 이러한 점을 강조한 책중의 하나가 바로 블루오션 전략이다. [본문으로]
  9. 단적인 예로 태블릿의 사전적 정의가 [명사] <컴퓨터> 코드나 무선으로 연결된 펜으로 그 위에 그림을 그리면 컴퓨터 화면에 커서가 그에 대응하는 이미지를 그려 내는, 작고 납작한 판.(출처:네이버 사전) 임을 봐도 알 수 있는 것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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